미래에셋, 점유율 1% 미만 코빗 인수 추진...노림수는 ‘가상자산 인프라’

박현주 회장 ‘토큰화’ 구상 맞물려…VASP·커스터디 시너지 주목
코빗 실적 부진에도 인수…거래 규모 최대 1조4000억 원 관측
금가분리 및 규제 당국 판단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

(사진=미래에셋 )
(사진=미래에셋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낮은 점유율과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 미래에셋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거래 규모를 1000억에서 1400억 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코빗 주요 주주들과 지분 인수 방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으로 전해졌다. 현재 코빗의 지분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45.56%, SK스퀘어가 31.55%, NXC의 자회사인 심플캐피탈퓨처스가 14.95%를 보유 중이다.

인수를 주도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이 48.49%를 비롯해 박회장의 특수관계인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회사다. 최근 박 회장은 “비상장주식을 토큰화해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한국은 또 다른 혁신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직접 리드하는 거래란 의견도 등장했다.

그러나 코빗은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내 점유율은 1% 미만이며, 지속적인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박 회장이 구상 중인 비상장주식 토큰화 및 거래 사업을 실현하기에는 아쉬운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온다.

반면 업계에서는 ▲VASP(가상자산 사업자) 인가 ▲수탁형 지갑 및 커스터디 사업 진출 ▲IMA 계좌 자금 조달 등 가상자산 관련 사업 확장과 시너지 창출을 통해 사업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최근 코빗은 VASP 갱신을 위해 오세진 대표를 3번째 재선임한 바 있다. VASP는 취득에만 평균 2년 이상이 걸린다. 3년마다 VASP를 갱신해야하며 지배구조 연속성과 경영진의 전문성이 주요하게 평가받는다. 때문에 미래에셋은 까다로운 VASP를 직접 취득하기보다 이미 자격을 보유 중인 거래소 인수를 택한 것이다.

이와 연계해 수탁형 지갑 및 커스터디 사업 진출 시너지도 높게 평가된다. 지난 2022년 미래에셋은 크립토 커스터디 사업을 검토한 바 있다. 코빗 인수를 통해 VASP 자격을 취득하면 곧장 기관형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으며 수탁형 지갑 시스템의 보안 체계 등 노하우를 한 번에 획득할 수 있다.

외에도 IMA 서비스에 필요한 자기자본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도 나왔다. 최근 미래에셋 그룹의 미래에셋증권은 IMA 사업자 인가를 받은 바 있다. 자기자본의 300%까지 차입금을 조달해 수익률을 높이는 만큼 자금 조달 비용을 코빗의 원화 예치금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더해 미래에셋증권의 핵심 서비스인 주식 중개가 가상자산 영역까지 넓혀 직접 가상자산 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업계는 금가분리 규제로 인해 인수에도 난항이 따를 수 있다 전망했다.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는 가상자산 사업 참여가 제한되기 때문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배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비금융회사로 보기 부적절하다는 해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VASP 보유 기업은 금융권의 엄격한 잣대가 있어 거래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국내 VASP 보유 기업은 김치프리미엄 악용, 자금 세탁의 우려 등으로 주요 시중 은행의 해외송금 및 거래가 제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때문에 인수 가능 여부와 함께 금융 당국 및 규제 당국의 제도적 판단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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