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 기관 매수·도지 ETF 출시 모멘텀 주도
전문가 "순환매 아닌 구조적 변화…자산별 독립적 가치 부각"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사이 알트코인이 시장 주도권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알트코인 시가총액이 빠르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단순한 순환매가 아닌,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각기 다른 가치를 인정받는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한다. 두 자산이 독자 노선을 걷는 가운데 솔라나·도지코인 등 알트코인이 기술력과 ETF 모멘텀을 발판 삼아 상승하고 있다.
17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16% 증가한 1조6700억 달러(2302조2620억 원)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0.55% 감소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시장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의 역학이 크게 달라졌다"라며 "이전 사이클에서는 가상자산 시장과 전통 금융시장이 분리돼 있었고, 가상자산 시장 안에서만 움직이는 유동성이 비트코인 상승 후 이더리움 등 메이저 알트코인으로 넘어와 상승세를 만든 후 저 시총(low cap) 프로젝트로 이동하며 상승 사이클 끝 무렵에 저 시총 자산의 폭등세가 나타나는 것이 패턴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된 동력이 미국 증시를 통한 ETF 자금 유입으로 바뀌면서 이러한 구조가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과거처럼 비트코인 상승 후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으로 유동성이 '넘어간다'라고 보기 어려워지면서 두 자산 간 상관관계가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 두 자산이 서로 다른 역할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트코인은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같은 알트코인과는 전혀 다른 자산"이라며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상에서 수수료를 만들지 않아도 금과 유사한 희소성과 탈중앙성을 갖춘 자산으로 자리 잡았고, 결국 금 가격과 시가총액에 수렴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횡보하는 동안 솔라나와 도지코인이 시가총액 확대를 주도했다. 시총 기준 각각 6위와 8위인 두 코인은 최근 일주일간 각각 9.34%, 12.40% 상승하며 랠리를 이끌었다. 솔라나는 기관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스트래티직솔리저브 집계에 따르면 기업 보유량은 1711만2000개(40억5554만 달러·5조6015억 원)에 달한다. 최근 한 달 동안 100만 개(약 3217억 원)의 솔라나를 추가 매수하며 보유량을 빠르게 늘렸다. 기관이 솔라나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 등 기술적 경쟁력 덕분이다. 솔라나는 디파이 생태계 성장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로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도지코인은 ETF 출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렉스셰어스는 18일(현지시각) 도지코인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케이맨제도 자회사나 파생상품을 통해 가격을 추종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간접 운용 방식이 SEC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알트코인이 ETF 승인을 대기 중이다. 솔라나를 비롯해 라이트코인(LTC), 비트코인캐시(BCH), 에이브이엑스(AVAX) 등이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하면서 알트코인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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