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402 프로토콜 확산…AI 초소액 자동 정산 구조 현실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부상…AI 경제 작동의 전제 조건

인공지능(AI) 확산이 디지털 콘텐츠 산업과 결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Web3 Open Conference에서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는 ‘디지털 자산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AI가 콘텐츠를 직접 소비·결제하는 환경에서는 기존 광고·구독 모델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AI 기술 발전으로 사용자가 개별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에 직접 접속하는 방식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는 하나의 AI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를 대신해 수백·수천 개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탐색·수집·편집하는 구조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존 모바일 앱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콘텐츠 유통 구조 전반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AI는 특정 언론사나 플랫폼 한 곳에 머무르며 소비하는 주체가 아니라,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다수의 출처를 동시에 탐색해 정보를 취합하는 구조”라며 “이 경우 이용자가 개별 서비스에 직접 접속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 트래픽이나 월 단위 구독을 전제로 한 수익 모델은 구조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제 인프라 역시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초단위로 다수의 출처를 호출하는 환경에서는 신용카드나 계좌이체는 수수료와 인증 절차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AI 호출 단위에 맞는 초소액 결제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러한 구조가 이미 현실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AI 간 자동 결제를 전제로 한 ‘x402 프로토콜’ 사례를 소개하며 “초기에는 거래 규모가 미미했지만, 최근에는 누적 거래 건수가 수천만~억 단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AI가 스스로 호출 단위에 맞춰 정산하는 경제가 이미 형성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강 교수는 18~19세기 스코틀랜드 자유은행 제도를 언급하며 “민간 은행이 발행한 화폐가 상호 교환되고 언제든 실물 자산으로 상환되는 구조 속에서 금융 시스템이 오히려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현재 논의되는 스테이블코인 역시 상환 의무와 상호 수용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원리를 따른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가 특정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AI 경제 전반의 기반을 좌우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중개자가 되는 환경에서는 기존 결제 수단이 구조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미 명확해졌다”며 “AI 호출 단위에 맞는 결제·정산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디지털 콘텐츠와 데이터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맥락에서 x402를 이용한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필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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