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 공동창립자 권도형이 미국 법원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은 11일(현지시간) 권도형에게 사기 및 공모 등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중형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40억 달러(약 5조원, 2022년 기준) 규모를 넘는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범죄”라고 규정하며, 검찰의 구형(12년)을 넘는 15년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약 1,900만 달러(약 290억) 규모의 자금 및 일부 자산 환수도 명령했다.
권도형은 지난 8월 테라USD(UST)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및 루나(LUNA) 붕괴와 관련해 유선사기(wire fraud)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2022년 5월 테라USD의 페깅 실패 이후 루나 가격이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하며 전 세계적으로 400억 달러(약 50조원, 2022년 기준)에서 450억 달러(약 57조원, 2022년 기준)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 미국 당국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권도형이 형량의 절반을 복역한 이후 국제수감자이송프로그램(IOTP)을 통해 한국 송환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 별도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라폼랩스는 알고리즘 기반으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표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으나, 2022년 폭락 사태 이후 주요 감독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 권도형은 2023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뒤 미국으로 인도돼 재판을 받아왔다.
전 세계 수십만 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프로젝트 운영자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고가 향후 스테이블코인 규제 및 디지털자산 감독 체계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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