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벤처캐피털 a16z가 지난 10월 22일 발표한 ‘State of Crypto 2025’ 보고서에서 올해를 “암호화폐가 본격적으로 주류 금융에 편입된 해”로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800조)를 넘어섰고, 온체인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사용자가 4000만~7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모바일 지갑 사용이 빠르게 증가했으며 아르헨티나는 3년간 16배 확대됐다.
기관 참여도 크게 늘었다. 비자(Visa, 글로벌 최대 결제 네트워크 기업)·JP모건(미국 최대 종합 금융그룹)·피델리티(Fidelity,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브로커리지 회사) 등 대형 금융사는 올해부터 가상자산 매매·보관 서비스를 공식 도입했고, Circle(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USDC 발행 기업))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의 최초 공개 상장)와 미국의 GENIUS Act(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통과는 산업 규제 기반을 마련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기반 상장지수상품(ETP)에는 전년 대비 169% 증가한 1750억 달러(약 255조)가 유입됐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해 지난 1년간 46조 달러(약 6경 7천조), 조정(실사용 기준) 후 9조 달러(약 1경 3천조)의 거래를 처리했고 총 발행량은 3000억 달러(약 4300조)로 확대됐다. 현재 모든 미국 달러의 1%가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존재하며 스테이블코인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약 1500억 달러(약 2170조)로 세계 17위권 수준이다.
보고서는 규제환경이 친(親)암호화 방향으로 전환되며 미국 디지털자산 정책이 재정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온체인 금융 규모는 크게 늘어 현물 거래의 20%가 탈중앙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에서 이뤄지고,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등 탈중앙 파생상품 플랫폼은 연간 수조 달러의 거래를 처리했다. 실물자산 토큰화(RWA, Real World Asset) 시장은 2년 새 4배 성장한 300억 달러, 탈중앙 물리 인프라(DePIN, Decentralized Physical Infrastructure Network)도 헬륨 네트워크 등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증가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블록체인 처리속도가 5년간 25TPS에서 3400TPS(Transaction Per Second)로 100배 증가했고, 이더리움 L2 수수료는 1센트 미만으로 낮아졌다. 솔라나(Solana)는 연간 30억 달러의 네이티브 수익을 기록하며 고성능 체인으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AI와 블록체인 결합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World ID의 1,700만 명 인증과 AI 결제표준 x402 도입 등을 주요 변화로 제시했다. a16z는 “2025년은 가상자산 산업이 성숙 단계로 진입한 해”라며 “규제 명확성, 스테이블코인 확산, 기관 참여 확대를 기반으로 다음 사이클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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