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LC·XRPR 뉴욕 증시 상장…솔라나·리플 등 신규 편입
국내는 제도·인프라 미비로 도입 지연…업계는 대비 박차

미국에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대형 코인을 넘어 알트코인까지 확장되고 있다. 알트코인 ETF 상장 첫날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투자자 관심이 집중됐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제도적 공백으로 가상자산 ETF 논의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7일(현지시간) 현물 가상자산 ETF 상장 절차를 간소화했다. 상품마다 개별 심사를 받아야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 상장 기준 요건을 충족하면 승인되는 구조로 규정이 바뀐 것이다. 코인베이스 등 규제 거래소에서 6개월 이상 선물 거래가 이뤄진 가상자산은 현물 ETF로 상장이 가능해졌으며,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비트코인 캐시(BCH) 등 약 12종의 가상자산이 해당 조건을 충족했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 형태로 운영되던 그레이스케일의 가상자산 대형주 펀드(GDLC)가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에 ETF로 전환돼 상장됐다. GDLC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 카르다노(ADA) 등을 포함한다. 리플(XRP) 현물에 투자하는 렉스셰어즈의 ETF ‘XRPR’ 역시 뉴욕증권거래소 아메리칸(American)에 상장됐다.
이들 ETF 상장으로 뉴욕 시장에 처음으로 여러 가상자산을 담은 멀티토큰 ETF가 등장했으며, 솔라나, 카르다노, 리플이 새롭게 NYSE에 진입했다. GDLC ETF는 상장 첫날 전일 대비 7.75% 상승했고, 거래량은 약 21배 급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XRPR 역시 첫날 거래액 약 38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ETF 기초자산이 알트코인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제도 정비가 지연되고 있다. 업계는 우선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에 주력하며, 인프라 구축을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ETF의 기초자산을 금융투자상품·통화·원자재 등으로 제한하고 있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법적 근거가 모호한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또한, 투자자 보호 제고를 위한 거래소 인프라 개선과 더불어 ETF가 추종할 지수 체계, 유동성공급자(LP) 역할 규정, 추적 오차 및 괴리율 공시 강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해 가상자산을 ETF 기초자산에 포함하는 내용을 추진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은 KIS자산평가와 협력해 가상자산 ETF의 기초지수를 개발 중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현물 기반 가상자산 ETF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실제 도입 시점은 불투명하다.
다만, 국내 자산운용사는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에 대비해 선제적 움직임을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본지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 제도화가 국내 ETF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상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자산운용 또한 7월 간담회에서 차기 전략 상품으로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할 계획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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