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0G CEO, “AI 에이전트 경제 성장, 신뢰 검증 체계가 핵심”

AI 에이전트,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발전∙∙∙신원∙행동∙거래 검증 필수
컴퓨팅 자원의 금융자산화∙∙∙AI 산업 거래 구조 변화 전망
한국, AI 반도체∙개발 역량 강점∙∙∙글로벌 진출 과제도
0G, 은행∙보험사∙가상자산거래소와 협력 추진

▲0G 마이클 하인리히 CEO (사진=0G)
▲0G 마이클 하인리히 CEO (사진=0G)

인공지능(AI)이 정보 제공과 업무 보조를 넘어 자율적으로 거래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행동을 검증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AI 산업에서는 컴퓨팅 자원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고 있고 데이터 처리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으로 AI의 실행 과정과 거래 내역 검증이 시도되고 있다.

탈중앙화 AI 인프라 프로젝트 0G는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컴퓨팅, 암호화 스토리지를 결합한 ‘신뢰 계층’(Trust Layer)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메인넷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를 출시했으며, 자체 모델인 ‘0GM’ 시리즈도 개발 중이다.

0G 마이클 하인리히(Michael Heinrich)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6 참석을 계기로 넥스블록과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AI 에이전트가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활동하는 ‘에이전틱 이코노미’(Agentic Economy)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 확대를 위해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행동 기록,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AI 반도체 경쟁력과 기술 수용성을 높이 평가하며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과의 협력 확대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0G 마이클 하인리히 CEO와의 일문일답.


AI 에이전트의 신뢰 확보, 에이전트 경제의 핵심

Q. 본인의 주요 경력과 AI∙블록체인 프로젝트 0G 설립 계기를 소개해 달라.

A. SAP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JP모건과 베인앤컴퍼니, 브리지워터에서 근무하며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했다. 스타트업 가르텐(Garten)을 창업하고 투자자로도 활동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통제권이 집중되고 시스템이 불투명할수록 이용자가 문제를 뒤늦게 파악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분산시스템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토머스 야오(Thomas Yao), 판 롱(Fan Long), 밍 우(Ming Wu)와 함께 0G를 설립했다.


Q. 지난달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6에서 ‘수조 달러 규모의 에이전틱 경제: AI 에이전트를 위한 신뢰 계층 구축’(The Trillion-Dollar Agentic Economy: Building the Trust Layer for AI Agents)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에이전틱 경제의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A.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승인 없이 서비스 구매와 결제, 다른 에이전트와의 거래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이런 활동은 하루에도 수백만 건씩 발생할 수 있다. 세계 4대 하이퍼스케일러가 지난해에만 AI 인프라에 5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AI가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수십억 건의 에이전트 활동에 소액 결제가 수반된다면 결제∙정산 인프라도 거대한 시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Q. 0G가 제시한 ‘컴퓨트 파이낸스’(콤파이, ComFi)는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디핀, DePIN),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DeFi)과 어떻게 다른가. 또 AI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리라 보는가.

A.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은 비용을 지불하고 연산 자원을 빌리는 방식이다. 디핀은 공급자를 분산했으나 임대 구조는 유지한다. 디파이는 주로 실제 생산 활동과 직접 연결되지 않은 자산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반면 콤파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 능력을 금융자산과 연결한다. 이를 통해 컴퓨팅 자원에 대한 권리를 보유∙사용∙거래하도록 설계됐다. 0G에서는 유동성 스테이킹 상품 ‘어센드’(Ascend)에 0G 토큰을 예치하면 ‘a0G’를 받는다. 이를 활용해 ‘인피니트 AI’(iAI)를 발행한다. 요건을 충족하는 iAI를 스테이킹하면 컴퓨팅 크레딧을 획득한다. 크레딧은 100개 이상의 AI 모델을 제공하는 ‘0G 프라이빗 컴퓨터’(0G Private Computer)와 ‘0G 앱’(0G App)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현금이나 금융 수익이 아닌 AI 서비스 이용 권한이다. 컴퓨팅 자원의 금융자산화가 확산하면 서비스 제공자는 개방형 시장에서 연산 능력을 판매한다. AI 기업은 필요한 자원을 직접 확보해 활용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도 자체 자금으로 컴퓨팅 자원을 이용할 전망이다.


Q. 0G는 블록체인과 하드웨어 검증 기술을 활용해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행동, 거래를 어떻게 검증하는가.

A. 블록체인은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작업 기록을 검증하고, 하드웨어 기술은 실제 실행된 AI 모델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0G는 ERC-7857 표준을 기반으로 개발한 ‘에이전틱 ID’(Agentic ID)를 메인넷에서 운영하고 있다. 각 에이전트에 암호학적 신원을 부여하고 소유권과 증명 정보를 온체인에 기록한다. 상태 정보는 0G 스토리지에 암호화해 보관하며, 이용 권한의 위임과 철회도 지원한다. 에이전트의 행동은 신뢰 실행 환경(TEE)을 통해 검증한다. AI 추론이 실행되면 하드웨어가 사용된 모델과 코드를 증명하고 결과에 서명한다. 이 과정에서 운영자가 사용자 입력 내용을 열람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지금까지 생성된 증명 기록은 3000만 건을 넘어섰다. 거래 대금은 0G 체인에 에스크로 형태로 보관하고, 서명된 작업 결과가 확인되면 정산한다.


亞 AI∙블록체인 융합 속도↑∙∙∙韓 기술력∙해외 연계 과제

Q. 아시아에서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확산하는 배경과 한국 시장의 경쟁력을 짚어달라.

A. 아시아는 플랫폼 중심의 기술 확산과 정부 주도의 AI 인프라 육성, AI 하드웨어 공급망 집중이 특징이다.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와 일본∙싱가포르의 결제 인프라 구축 등을 고려하면 AI 에이전트의 자동 결제 분야가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우수한 개발자 역량과 디지털 인프라, 높은 신기술 수용성을 갖추고 있다. 삼성넥스트가 0G에 초기 투자한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토스의 1만 3000개 이상 미니앱 생태계는 AI 에이전트의 결제∙정산 기능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지난 1월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에 신뢰 기반 조성 개념이 포함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Q. 한국 AI∙블록체인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설명해 달라.

A. 한국은 성숙한 내수시장을 갖춰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기에 유리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사업 확장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가상자산 발행에 대한 신중한 규제로 외국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해외에서는 한국의 기술력보다 가상자산 거래량에 주목하는 경향도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한국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AI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컴퓨팅 자원이 개방적이고 투명한 시장에서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韓 기업∙금융권 협력 추진∙∙∙AI 신뢰 인프라 구축 목표

Q. 0G는 한국에서 개발자∙검증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과의 협력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A. 한국 시장에는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에 상장했으며, 올해 KBW 2026의 공식 콘퍼런스 파트너로 참여했다. 지난 10월 1일에는 서울에서 개발자와 연구자, 협력사 관계자를 위한 ‘하우스 오브 AI’ 행사도 열었다. 앞으로 한국 개발자의 0G 인프라 활용과 국내 운영자의 검증인∙컴퓨팅 노드 운영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과 보험사, 가상자산거래소를 비롯해 AI 연구소 및 하드웨어 기업과도 협력을 추진한다. 프라이빗 컴퓨팅을 통해 금융기관의 데이터 보호와 AI 검증 요구에 대응하려 한다. 0G의 한국 진출 목표는 단순한 토큰 판매보다 한국의 AI 기술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데 있다.


Q. 앞으로 3~5년간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산업은 어디인가.

A. 금융서비스와 AI 산업, 의료 분야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서비스에서는 AI 에이전트가 포트폴리오 조정과 거래 정산, 대출 승인 등을 수행하면서 신원과 실행 기록의 검증이 중요해질 것이다. AI 산업에서는 기업이 필요한 연산 능력을 미리 확보하고, 공급자가 개방형 시장에서 미래 컴퓨팅 자원을 판매하는 등 거래 구조가 달라질 전망이다. 검증 가능 여부에 따른 가격 차별화도 나타날 수 있다. 의료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외부로 데이터를 이전하지 않고 AI를 실행∙검증하는 프라이빗 컴퓨팅의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Q. AI와 블록체인의 융합 과정에서 0G가 수행할 역할과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A. 0G는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작업 수행 여부를 검증하고, 컴퓨팅 자원의 보유와 활용을 지원하는 기반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네트워크에서는 4400억 개 이상의 토큰이 처리됐으며, AI 추론 요청은 3200만여 건을 기록했다. AI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한 지갑은 4만 6000개 이상, 블록체인 계정도 550만 개에 달한다. 앞으로 10년간 경제의 상당 부분이 자율적으로 거래에 서명하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거래를 신뢰할 수 있도록 검증 체계를 제공하는 게 0G의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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