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체인 스테이블코인 동결 책임 분석…캔톤 활용한 통제 구조 제시
AI 에이전트 지갑 실험…거래 승인 넘어 종료 후 권한 회수까지 가드레일 제안
솔라나 BAM·MPP 메인넷 검증…거래 순서 안정성과 스케줄링 권한 집중 리스크 조명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 라운지에서 열린 ‘Four Pillars Research Challenge 2026 Awards Ceremony’에서 국내 대학 블록체인 학회들이 한 달간 진행한 리서치 성과를 공개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지갑의 보안 설계부터 하이퍼리퀴드의 청산·볼트 구조, 퍼블릭체인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책임, 솔라나의 거래 실행 순서까지 블록체인 산업의 실제 작동 구조를 분석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이번 리서치 챌린지는 포필러스가 주최하고 Cantor8, MetaMask, Solana, SurfAI가 각 트랙 스폰서로 참여했다. 더블록(The Block)이 리서치 파트너, 넥스블록이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했으며 국내 13개 대학 블록체인 학회가 참가했다. 이 가운데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는 SurfAI·Cantor8·Solana 트랙에서, 포스텍 PDAO는 MetaMask 트랙에서 각각 수상하며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에서는 네 개 트랙의 수상팀이 차례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각 연구는 프로젝트가 공개한 문서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블록·트랜잭션 데이터와 제품 실험을 바탕으로 문서상 규칙이 실제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이퍼리퀴드 청산 직접 추적…“시장가 청산, 3초마다 한꺼번에”
SurfAI 트랙에서는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가 ‘하이퍼리퀴드를 여행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한 안내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소스코드가 공개되지 않은 하이퍼리퀴드의 청산·HLP·볼트 작동 규칙을 공개된 블록과 트랜잭션 데이터로 역추적했다. 분석에는 약 4GB의 데이터와 청산 체결 1만3864건, 볼트 9470개, 177개 시장 데이터가 활용됐다.

연구진이 확인한 대표적인 특징은 청산 시점이다. 분석 대상 시장가 청산 1만508건은 모두 약 3초 간격의 가격 게시 트랜잭션에서 실행됐다. 가격이 청산 기준을 순간적으로 넘더라도 즉시 포지션이 정리되는 방식이 아니라, 오라클 가격이 다시 게시될 때 mark price와 계정 상태가 반영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첫 청산 20%, 이후 30초 쿨다운, HLP 인수 조건 등 문서상 청산 규칙도 온체인 데이터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HLP의 백스톱(backstop)에 대해서는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HLP 내부로 이전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관측된 청산 물량의 약 80%가 하나의 청산 인수 계좌에 집중됐으며 해당 계좌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또 한 볼트에서는 약 18달러 규모의 출금 요청이 약 212만달러 규모의 포지션 축소로 이어진 사례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개별 이용자에게 표시되는 출금 비용과 볼트 전체가 부담하는 거래 비용이 다를 수 있어 남은 예치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 동결해도 안 해도 리스크”…발행사 책임 구조 분석
Cantor8 트랙에서도 디사이퍼가 ‘분산된 유통, 집중된 책임: 퍼블릭 체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딜레마’를 주제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테이블코인이 퍼블릭체인을 통해 발행사와 직접 관계가 없는 이용자와 서비스까지 확산되는 반면, 해킹이나 범죄가 발생했을 때 동결 등 사고 대응 책임은 발행사에 집중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공개 원장이 거래 추적에는 유리하지만 동시에 범죄자가 보유 주소와 거래 패턴을 확인하거나 동결 준비 움직임을 파악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GENIUS Act의 ‘Lawful Order’와 실제 분쟁 사례를 토대로 발행사가 동결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피해 방치 책임을 주장받을 수 있는 반면, 자산을 선제적으로 동결할 경우에는 보유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대안 가운데 하나로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선택적 공개 구조를 제시했다. 거래 당사자별로 필요한 정보만 공개하고 높은 수수료를 통한 거래 순서 선점이 어려운 구조를 활용하면 동결 준비 과정의 노출이나 선행 회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술만으로 법적 관할권이나 보유자의 권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발행 단계부터 개입 요건과 책임 주체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AI가 직접 돈 움직이면…“로그아웃 이후 남은 권한까지 관리해야”
MetaMask 트랙에서는 포스텍 PDAO가 ‘Guardrails for Agent Wallets’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 서비스 구매와 결제, 자산 운용 판단, 실제 지갑 거래까지 수행하는 환경에서 사용자 통제권을 어떻게 유지할지를 분석했다.

MetaMask Agent Wallet의 Guard·Beast 모드를 활용한 실험에서는 허용 목록 밖 송금, 자금 유출 한도 변경, 정책 변경, 승인 대기 요청과 세션 종료 이후 상태 등을 살폈다. 특히 구매가 끝난 뒤에도 토큰 사용 권한인 allowance가 남아 있을 수 있고, 로그아웃과 온체인 권한 종료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진은 Agent Wallet의 가드레일을 단순히 거래 직전 사용자의 승인을 받는 장치로 설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무 목적과 자산 사용 범위를 설정하고, 허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예외를 적용할 때 승인을 받는 것은 물론 세션 종료 이후 대기 중인 요청과 남아 있는 권한까지 회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솔라나 거래 순서도 실증…BAM, 호가 갱신 우선 처리 효과 확인
Solana 트랙에서는 디사이퍼 연구진이 ‘Auditing BAM’s Deterministic Execution Vision’을 통해 솔라나의 BAM(Block Assembly Marketplace)과 MPP(Maker Priority Plugin)가 실제 메인넷에서 거래 실행 순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지 검증했다.

MPP는 등록된 마켓메이커의 호가 업데이트와 주문 취소 거래를 일반 거래보다 먼저 처리하도록 설계된 플러그인이다. 연구진은 공개된 MPP 설정과 솔라나 과거 블록 데이터를 결합해 MPP 대상 거래를 식별하고, 거래가 슬롯 내부에서 어느 시점에 포함·실행됐는지를 클라이언트별로 비교했다.
분석 결과 AgaveBAM 환경에서 maker의 호가 업데이트 이후 다음 swap까지의 간격은 중앙값 1 tick, 상위 95% 기준 6 tick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 클라이언트에서는 같은 수치가 최대 17~25 tick까지 벌어졌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MPP가 maker의 호가 업데이트를 우선 반영해 후속 swap이 오래된 호가를 참조할 가능성을 낮추고, 거래 간 실행 순서의 불확실성을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BAM 확산이 새로운 중앙화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기됐다. 공통 스케줄링 규칙을 사용하는 검증자가 늘어날수록 거래 순서 결정 구조의 오류나 편향 역시 여러 검증자에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플러그인 등록과 규칙 변경 과정의 투명성, 입력부터 실행 결과까지의 감사 가능성, 최대 지연·자원 상한 설정 등을 BAM의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네 트랙 모두 단순한 프로젝트 소개보다는 실제 작동 환경에서 이용자에게 어떤 규칙과 위험이 적용되는지 검증하는 연구가 중심을 이뤘다. 포필러스 측은 시상과 연구 발표에 이어 참가 대학 블록체인 학회와 업계 관계자들이 교류하는 네트워킹 세션을 진행하며 올해 리서치 챌린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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