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OI 증가, 매도 압력 완화…낮은 변동성 속 포지션 누적
10일 PPI·11일 CPI·16일 FOMC…8만달러 회복 여부 분수령

비트코인이 8만달러 안팎에서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 현물 시장의 매수 모멘텀은 약해졌지만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선물·옵션 시장의 미결제약정도 늘어나면서 현물과 파생시장의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8일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가 발간한 최신 ‘BTC Market Pulse: Week 37’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7만7300~8만1300달러 범위에서 거래됐으며, 보고서 작성 시점 기준 약 7만910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7% 상승했지만 현물 시장의 상승 동력은 약화됐다.
글래스노드가 집계한 비트코인 현물 모멘텀 지표는 54.6으로 전주보다 약 30% 떨어졌다. 전주 약 78 수준까지 올라 통계적 상단에 근접했던 모멘텀이 일주일 만에 중간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반면 현물 거래량은 약 53억달러로 전주와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가격 상승 속도는 둔화했지만 거래 참여가 새롭게 확대되는 모습도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현물 누적거래량델타(CVD)도 -8490만달러에서 -2960만달러로 개선돼 매도 압력은 약해졌지만, 이를 적극적인 매수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글래스노드의 평가다.
다만 현물 시장의 매도 압력은 다소 완화됐다. 현물 누적거래량델타(CVD)는 이전 -8490만달러에서 -2960만달러 수준으로 개선됐다. 매도 우위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매도세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기관 자금 흐름에서는 반대 신호가 나타났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주간 순유입 규모는 약 6억8120만달러로 직전 주 2억478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ETF 거래대금은 약 19% 감소한 121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거래 활동 자체는 둔화했지만 중장기 성격의 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물은 식는데 선물·옵션 OI는 증가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레버리지가 다시 쌓이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OI)은 약 371억달러로 전주 대비 1% 증가했다. 옵션 미결제약정 역시 약 401억달러로 2.1% 늘었다. 현물 시장의 거래 모멘텀이 둔화된 것과 달리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포지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공격적인 롱 베팅이 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롱 포지션이 지급한 펀딩 규모는 약 130만달러로 전주 대비 32.8% 감소했다. 선물 시장의 포지션은 늘었지만 상승 방향에 대한 확신은 오히려 약해진 모습이다.
무기한 선물 CVD(시장가 매수와 시장가 매도의 누적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도 -4억2320만달러에서 -6210만달러 수준으로 개선됐다. 여전히 시장가 매도가 시장가 매수보다 많은 상태지만, 매도 우위의 강도는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옵션 25델타 스큐(풋옵션과 콜옵션의 내재변동성 차이를 통해 시장의 하락·상승 방어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는 -2% 수준으로 내려왔다. 스큐가 음수라는 것은 콜옵션의 내재변동성이 풋옵션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으로, 옵션 시장에서 상승 방향의 수요가 더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단기 급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변동성은 낮은데 포지션은 쌓여…‘압축 구간’ 지속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실현변동성이 역사적으로 낮은 범위에 머물면서 가격 움직임이 압축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글래스노드는 장기보유자 공급 변화가 시가총액이나 미결제약정, 펀딩비보다 단기 실현변동성을 설명하는 데 더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수익 상태에 있는 비트코인 공급 비중도 70%를 넘어섰다. 시장이 뚜렷한 강세 추세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과거 약세장에서 회복 국면으로 넘어갈 때 나타났던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CPI·FOMC 앞둔 비트코인…8만달러 회복 분수령
문제는 거시환경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되는 물가 지표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비트코인 방향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9시 30분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1일 오후 9시 30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이어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FOMC를 열고,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3시 기준금리 결정 결과를 발표한다. 최근 예상보다 강한 8월 고용지표가 나온 이후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높아진 상태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난센(Nansen)의 니콜라이 쇤데르가르드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도 최근 비트코인 반등과 관련해 “중요한 단기 저점이 형성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사이클 전환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단기적으로 8만달러 회복 여부와 함께 CPI 결과, 연준의 금리 결정, ETF 자금 유입 지속 여부를 확인하는 구간에 들어설 전망이다.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