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안관협회, 클래리티법 ‘반대→중립’ 전환∙∙∙입법 속도 붙을까?

클래리티법 반대 입장 철회∙∙∙통과에 주요 장애물 하나 제거
“의회, 행정부, 이해관계자 등 클래리티법 통과 노력” 이유
“명확∙효과적인 규체 체계 마련 위한 입법 절차 우선”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미국보안관협회가 소비자보호를 이유로 클래리티법에 한 발짝 물러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기업, 정부 및 정치권, 법 집행 기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간 이해충돌 문제는 여전하다며 클래리티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5일(현지시각) 미국보안관협회(NSA)가 클래리티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달 말 상원에서 이뤄질 클래리티법 표결에 중요한 장애물 중 하나가 제거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NSA는 지난 3일 상원 공화당 존 튠 원내대표와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에게 클래리티법에 대한 입장을 ‘중립’으로 바꾸겠다고 서한을 보냈다.

입장을 번복한 이유로 법안을 다루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법적∙규제적∙집행적 고려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그동안 의회, 행정부, 이해관계자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언급했다.

NSA 트로이 웰먼 회장과 저스틴 스미스 CEO 겸 상임이사는 “현재로써는 한발 물러나 명확하면서도 효과적인, 절실히 필요한 규제 체계 마련을 위한 입법 절차를 진행시키는 게 가장 적절한 조치”라며 생각을 전했다.

과거 면제조항 이유로 ‘심각한 우려’ 표명

과거 NSA는 규제 및 자금세탁방지(AML) 허점 발생, 불법 금융 수사∙단속 능력 약화 등을 이유로 클래리티법을 반대했다. 특히 암호화폐 믹서∙텀블러,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플랫폼이 AML 규정을 면제하는 개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참고로 ‘암호화폐 믹서∙텀블러’는 블록체인 거래 내역을 은폐하고 익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가상자산 섞기 서비스다. 여러 사용자가 보낸 암호화폐를 하나로 모은 후 무작위로 쪼개고 섞어 자산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개인정보보호 유출, 자금세탁 등에 악용되기도 한다.

NSA는 클래리티법 내 면제조항이 디지털자산 추적과 피해금액 회수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SA 짐 스키너 보안관은 지난 7월 공개한 영상에서 “클래리티법은 일반 대중이 아닌 가상자산업계 보호가 목적”이라고 강하게 일갈하며, 자금세탁과 불법금융범죄 예방을 약화시키는 법안의 구조를 문제로 삼았다.

이보다 앞선 5월에는 “해마다 발생하는 수십억 달러의 사기 피해자는 주로 노인으로 피해자와 잠재적 피해자, 법 집행 기관을 위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고 피력하며, 의회에 암호화폐와 디지털자산 시장을 위한 규제 체계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법 집행 기관에는 거래와 자금 또는 디지털자산을 추적할 수 있는 토대 마련과 사기범을 추적∙체포, 사기 또는 범죄에 연루된 계정 동결, 피해금액 회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역시 사기범을 기소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NSA 측은 “궁극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자 모두는 본인의 활동과 위험에 맞는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클래리티법 개정안은 전통 금융기관과 기타 규제 대상 기관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출발점이라도, 비전통적 참여자를 위한 체계 구축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암호화폐 믹서∙텀블러, 디파이 등록, 고객확인제도(KYC), AML, 은행보안법(BSA)을 제외하려는 제안은 허구에 기반한 잘못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NSA는 5일 상원에 보낸 서한에 어떤 조항이 수정됐는지, 근본적인 법 집행과 관련한 우려가 해소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클래리티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기보다는 입법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두겠다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시사하며 “이 같은 변화는 법안의 문구가 위원회 협상 과정에서 수정됐을 가능성에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만큼, NSA의 반대 의견이 얼마나 철저하게 수용됐는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클래리티법 통과, 찬반 논쟁 여전

한편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업계에서는 클래리티법 통과 여부를 두고 찬성과 반대 입장이 갈린다. 이번 NSA의 결정으로 클래리티법 통과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논의할 사안이 많다는 점에서 최종 통과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인베이스 등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업계는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와 규제 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해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요구하고 있으며, 메이저카운티보안관협회(MCSA)는 NSA처럼 클래리티법 반대에서 중립으로 전환했다.

반면 국제경찰서장협회(IACP), 전국지방검사협회(NDAA) 등은 “블록체인 개발자 등에 대한 규제 면제 조항은 북한∙이란 등의 자금세탁 및 제재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데다 범죄 수사를 어렵게 만든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여당인 공화당은 클래리티법의 조속한 처리 추진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피력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엄격한 고위 공직자 윤리조항과 집행 권한 강화를 요구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NSA의 클래리티법 반대 철회로 상원을 통과하는 데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사라졌다고 평가하지만, 11월 중간 선거 이전까지 통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클래리티법은 지난해 7월 하원을, 이후 상원 농업위원회와 은행위원회를 올해 각각 통과했지만, 최종 통과까지 넘어야 할 산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존 튠 원내대표가 지난달 9일 클래리티법을 본회의 심의 안건으로 채택하기 위한 동의안을 제출했으나, 이달 14일까지 의회가 휴회하는 점, 이에 따라 법안 표결이 9월 중순으로 미뤄진 점, 클래리티법 외에도 주요 법안 표결도 남아있는 점 등을 볼 때 클래리티법 통과는커녕 표결조차 진행될지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완전한 통과를 위한 의석수도 변수다. 연방 상원의 전체 의석 수 100석 중 공화당은 53석으로 과반이지만, 클래리티법의 완전한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60표가 필요한 만큼, 민주당 45석과 무소속 2석 중 7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즉,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클래리티법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클래리티법의 통과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클래리티법 통과가 미뤄져도 기존 권한을 활용해 자체 규제 체계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보다 앞선 20일에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에 대한 새로운 규제 체계인 ‘가상자산 규제안’(Regulation Crypto Assets)을 발표하며 스타트업은 증권법에 따른 까다로운 등록 절차 없이 4년간 최대 500만 달러까지, 토큰 발행사는 재무제표 제출이나 정기적인 의무 보고 등 요건 충족 시 12개월마다 최대 7500만 달러까지 토큰 발행과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제안했다.

상원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 의원은 “윤리 및 스테이블코인 수익률에 대한 이견을 해결하기도 전에 상원에서 클래리티법을 서둘러 표결을 부치면 미국 가상자산 시장 구조 관련 법안이 후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즉각적인 표결을 강행하기보다는 협상을 계속할 것을 장려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