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맞춤형 ‘가상자산 규제안’ 발표∙∙∙핵심은 면제조항

증권법 등록 절차 없이 4년간 최대 500만 달러 조달

지속적 보고 등 요건 충족 시 12개월마다 최대 7500만 달러 조달
가상자산을 투자계약으로 간주하지 않는 ‘세이프하버’ 포함
美 연방 관보에 게재∙∙∙60일간 공개 의견 수렴 절차 계획

상원 휴회, 중간선거 등으로 인해 클래리티법 최종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에도 미국 규제당국이 새로운 가상자산 규제 체계를 제안했다. 토큰 발행 기업을 위한 세프하이버(면제조항) 마련이 골자다. 이번 SEC의 제안을 두고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환영의 뜻을 전했지만, 클래리티법의 완전한 통과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안이 가상자산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핵심은 ‘예외 조항’∙∙∙내용은?

로이터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에 대한 새로운 규제 체계인 ‘가상자산 규제안’(Regulation Crypto Assets)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앞서 SEC는 지난 6월 가상자산 기업이 토큰화 주식 거래를 허용하는 새로운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SEC가 제안한 ‘가상자산 규제안’은 가상자산이 포함된 특정 투자계약에 대해 맞춤형 발행 제도다. 연방 증권법에 따라 일부 가상자산 기업과 상품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가상자산을 투자계약으로 간주하지 않는 세이프하버도 포함시켰다.

초안의 핵심은 두 가지 예외 조항이다. 우선 스타트업은 증권법에 따른 까다로운 등록 절차 없이 4년간 최대 500만 달러까지, 토큰 발행사는 재무제표 제출이나 정기적인 의무 보고 등 요건 충족 시 12개월마다 최대 7500만 달러까지 토큰 발행과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다만, 두 조치 모두 증권 등록 의무를 면제할 뿐 증권법상 투자자보호 장치까지 제외된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게 일정 정보 공개는 물론 사기와 시세조종을 금지하는 증권법 규정은 그대로 적용된다.

SEC 폴 앳킨스 위원장은 “SEC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해, 의회는 규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연방 증권법에 따라 가상자산 운영자와 시장 참여자에게 조달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서 “가상자산 규제안은 현 시대에 맞는 규제 체계를 추진하는 SEC 전략의 핵심 요소”라면서도 “여러 세대에 걸쳐 가상자산 시장을 발전시키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자평했다.

SEC는 가상자산 규제안을 미국 연방 관보에 게재한 후 60일간 공개 의견 수렴 철자를 거칠 계획이다.

규제안 환영 VS 차기 정부서 선회 가능성 제기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SEC의 가상자산 규제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새로운 규제안을 통해 가상자산 기업은 토큰 발행과 자금 조달이 더욱 쉬워지리라는 기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가상자산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번 규제안은 가상자산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맞춤형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주요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자본력이 풍부한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은 지난 몇 년간 수억 달러를 투자해 가상자산 제도화를 위한 법안 통과에 목소리를 높았다.

특히 새로운 규제안은 클래리티법 제정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SEC가 관련 법 체계 구축에 직접 나섰다고 평가된다. 단기적으로는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의 법적 기반 강화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반면 클래리티법 통과가 확실하지 않은 점에서 오히려 차기 정부가 규제 완화에서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9일 공화당 존 튠 원내대표가 클래리티법을 본회의 심의 안건으로 채택하기 위한 표결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지만, 이는 법안 자체를 심의 대상으로 삼을지를 결정한 것일 뿐 최종 표결에 부쳐지거나 상원 통과를 보장하는 게 아니다. 또 상원이 내달 14일까지 휴회해 클래리티법을 포함한 주요 법안 표결도 9월 중순으로 미뤄진 점도 클래리티법의 최종 통과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황석진 교수는 “9월 중순 상원에서 클래리티법 표결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표결이 진행되더라도 추가 협상이나 수정안 논의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으며, 차앤권 법률사무소 권오훈 변호사는 “공직자의 가상자산 이해상충을 둘러싼 윤리조항과 스테이블코인 이자∙보상 문제 등에서 여∙야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점,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제 입법을 진행할 기간이 줄고 있다는 점 등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지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클래리티법 통과와 가상자산 규제안이 무리 없이 제도화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앳킨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가상자산을 적극 홍보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상자산 부문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데다 트럼프 일가 역시 암호화폐 사업으로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클래리티법 통과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백악관의 통과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 간 이해관계 절충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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