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토큰화 MMF, 유럽 시장 진출∙∙∙스테이블코인 확장

토큰화 MMF 출시∙∙∙토큰 1개=지분 1좌
JP모건 ‘키넥시스’ 활용∙∙∙연중무휴 국제결제∙자금이체 자동화
블랙록, 북미 외 첫 진출지로 ‘유럽’ 선택∙∙∙‘MiCA 따른 규제 안정성’ 이유
IBIT, THEA, 비들 등 유럽 내 출시 ‘속속’∙∙∙토큰화 국채 시장 입지 강화 전략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블랙록이 북미를 넘어 유럽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미국 코인텔레그래프는 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유럽 가상자산 시장에 머니마켓펀드(MMF) 토큰화 버전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큰화 MMF에는 ‘블랙록 인스티튜셔널 캐시 시리즈’ 중 파운드, 유로, 미국 달러화 표시 펀드 클래스가 포함돼 있다. 펀드의 총 운용자산은 3110억 달러에 달한다.

각 토큰은 MMF의 지분을 나타낸다. 즉, 디지털토큰 1개는 MMF 지분 1좌와 가치가 동일하다. 투자자는 승인된 디지털 지갑을 통해 24시간 내내 언제든지 토큰화 MMF 지분을 직접 주고받을 수 있다.

토큰화 MMF는 JP모건의 블록체인 플랫폼 ‘키넥시스’(Kinexys)를 활용해 제공된다. 키넥시스는 JP모건이 2024년 오닉스에서 리브랜딩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중 하나다. 블랙록에 따르면 지금까지 키넥시스를 통한 누적 거래 규모는 4조 달러를 웃도는 데다 일일 평균 거래 규모는 70억 달러에 달한다. 또 기존 국제금융통신망(SWIFT)과 연계를 통한 송금∙외환결제를 지원하며, 24시간 연중무휴 실시간에 가까운 국제결제와 자금이체를 자동화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페이먼트 기능도 제공한다.

지난달 27일에는 KB국민은행이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키넥시스 기반의 수출입 기업결제 서비스를 내달 중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JP모건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토큰화 MMF의 명의변경대리인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할 예정이다.

블랙록 베시 밀켐 글로벌 현금 유통∙관리 책임자는 “블랙록은 이전보다 효율적인 담보를 찾는 디지털 지갑 제공업체, 기업 재무 담당자, 자본시장 참여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으며, 한나 윈터 디지털현금부문 책임자는 “기업계가 사내 결제 방식을 모색하는 가운데 개인 간 송금 기능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가상자산 시장에 주목한 이유

블랙록은 일찌감치 유럽 가상자산 시장에 주목했다. 지난해 3월 블랙록은 미국 시장 성공에 이어 북미 외 첫 진출지로 유럽을 택하며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ETP)’을 선보였다. 해당 EPT는 출시 13개월여만인 지난 5월 기준 운용자산 11억 달러를 돌파하며 북미 외 지역으로 기관 자금 확산을 주도하는 자산운용사로 평가받았다.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업계는 블랙록이 유럽 가상자산 시장에 주목한 이유가 ‘규제 안정성’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23년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시장법(MiCA)을 제정하며 가상자산을 △자산연동토큰 △전자화폐토큰(이머니토큰) △기타 토큰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주요 목적은 가상자산의 공모∙거래소 상장에 대한 투명성 요건,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CASP)와 발행인에 대한 인가∙감독 및 투자자 보호 요건, 시장남용 방지 조치 마련 등이다. 특히 CASP에 대한 EU 내 상호인정을 도입했으며, 이듬해 6월부터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항이, 같은 해 12월부터는 기타 암호자산 등 나머지 조항이 시행됐다.

국회도서관 심소연 법률자료조사관은 “EU는 MiCA 제정으로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등에 대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성을 강화했다”며 “MiCA를 한국 가상자산 법제 발전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 속도↑

최근 블랙록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앞서 블랙록은 지난 2024년 각각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와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에 이어 실물자산 토큰화(RWA) 펀드이자 기관용 달러 유동성 펀드 ‘비들’(BUIDL)을 출시하며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비들’은 2024년 블랙록이 시큐리타이즈와 협력해 출시한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펀드’다. 토큰 1개당 1달러 가치를 지닌다. 자산을 국채 등에 투자해 배당금을 매일 보유자에게 지급하는 형식으로 운용된다. 월간 제3자 감사와 현금∙단기 국채 1:1 담보 유지 등 지니어스법에 따른 규제 요건도 충족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MMF 주식 클래스 ‘BSTBL 온체인 셰어즈’와 기관용 멀티체인 토큰화 MMF ‘BRSRV’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BSTBL’은 기존 블랙록 셀렉트 국채 기반 유동성 펀드 주식을 이더리움에서 발행한 상품으로 지니어스법에 따라 승인된 투자자 지갑 간 이전을 지원한다. ‘BRSRV’는 일일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면서도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자산 관리 등의 활용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새로운 두 토큰화 MMF를 통해 토큰화 국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게 블랙록의 전략이다.

BSTBL은 뉴욕멜론은행(BNY)이, BRSTV는 시큐리티즈가 명의변경대리인 및 토큰화 제공업체 역할을 맡는다. 두 토큰화 MMF 주식 클래스 모두 지니어스법에 따라 스테이블 준비금 자산으로 활용되도록 설계됐다. 규제 대상 금융 상품을 블록체인 인프라에 도입하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증권가의 스테이블코인 대응 전략

한편 증권가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사업 주도권을 지키면서도 신규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JP모건의 키넥시스를 비롯해 골드만삭스는 기관용 디지털자산 및 증권 토큰화 플랫폼 ‘GS DAP를’, 프랭클린 템플턴은 토큰화 MMF 벤지’(BENJI) 등으로 자본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움직임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국내∙외 증권가가 6시간 내∙외의 기존 정규 거래 시간을 연장하며 시장 인프라 고도화에도 나서는 중이다. 가상자산 시장과의 유동성 경쟁에서 밀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김대성 변호사는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서두르는 이유로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기존 수익 기반 잠식에 대한 위기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송금∙저축 영역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은행의 핵심 자금조달원인 예금이 은행 시스템 밖으로 이탈 중”이라며 “전통 금융권이 스테이블코인을 더 이상 실험이 아닌 인프라 전환 문제로 인식하는 만큼, 신규 수익원 확보보다는 지급 결제 인프라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황석진 교수는 “미국 전통 금융권은 (가상자산에 대한)규제 환경이 ‘전면 금지’에서 ‘조건부 허용∙통제’로 바뀌면서 관련 사업을 본격적인 수익원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은행과 가상자산업계가 지금 관련 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면 향후 결제∙자산운용∙인프라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앤권 법률사무소 권오훈 대표변호사는 “규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과 사업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역설하며 “전통 금융사가 가상자산 영역을 외면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디지털에셋 조진석 대표는 “현재 막대한 자본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스며드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은 기술과 운영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 시장에 늦게 진입할수록 경쟁력이 저하되는 만큼, 뒤늦은 대응은 새로운 수익 기회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세대 경영대학 어준경 교수는 “전통 금융기관의 경쟁력은 그동안 쌓아온 신뢰 인프라”라며 “가상자산 시스템의 특성을 흡수하고 가상자산을 자본시장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규제 틀 안에서 기관투자자 참여가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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