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대 은행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디지털전환 속도 기대

각 그룹 은행부문, 공동협의체 구성∙∙∙발행구조 마련
일본 금융청, 스테이블코인 결제시스템 편입 규정 확정
아날로그→디지털 전환 기대 ‘한 목소리’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최근 일본 금융권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공개하며 가상자산 제도화를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그동안 일본은 현금 사용이 여전히 지배적인 나라로 언급됐던 만큼, 일본 결제 시장 내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영국 로이터는 10일(현지시간) 일본 3대 금융그룹이 스테이블코인을 공동으로 발행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3대 은행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SMFG),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공동 성명을 내고 내년 3월에 종료되는 올해 회계연도 안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각 그룹의 은행부문은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체계를 검토하고 발행 구조를 마련할 예정이다.

日 디지털자산 제도권 편입 위한 법 개정 추진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이다. 전통적인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을 해결하면서도 블록체인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갖췄다. 초기에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국가 간 거래, 기업 간 거래(B2B), 결제시스템, 탈중앙화 금융(DeFi)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21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1600억 달러에 이른다. 2024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적 발전과 각국의 제도권 편입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기준 240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일본 주요 소비자층은 그동안 지진 등 잦은 자연재해에 따른 시스템 마비, 과소비 방지 및 절약 문화, 개인정보보호 중시, 키오스크 등 무인결제기 사용 거부감 등을 이유로 카드 대신 현금 사용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 문화가 관심받으면서 디지털 결제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일본은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법 개정을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

2023년 6월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정의하고 발생자를 은행 신탁회사, 자금이동업자 등으로 제한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일본 금융청(FSA)이 해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을 자국 결제시스템에 편입하도록 규정을 확정했고, 이달 1일부터 시행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 개선 노력과 성공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이번 3대 은행의 프로젝트를 시범 단계부터 지원해 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본 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 산하 정책위원회도 아시아지역에서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사용을 장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JPYC, 3년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 잔액 10억 엔 목표

스타트업업계도 전자결제시장의 디지털전환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일본 스타트업 JPYC는 지난해 10월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C’를 발행했다. JPYC는 1대1 연동 스테이브코인으로 1JPYC는 1엔의 가치가 있다. 개인 또는 법인이 스마트폰으로 구매해 외부 지갑에 보관하면 해당 코인을 송금과 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 JPYC는 향후 3년 안 발행 잔액 목표를 10억 엔으로 설정했다.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도 저렴한 송금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기존 해외송금의 높은 수수료와 지연 문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게 JPYC 측의 설명이다.

한국 기업도 일본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아이티센글로벌은 JPYC와 한∙일 스테이블코인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엔화-금-원화를 잇는 국가 간 금융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시아 실물자산 토큰화 결제 시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헥토파이낸셜도 일본에 100% 자회사를 설립해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구축 및 글로벌 협업을 진행 중이다.

韓 정치권-금융권 이견 존재∙∙∙법안 마련 시급 한 목소리

한편 한국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되며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진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법적 투자 허용,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은행 자금 외부 유출 가능성 등 디지털자산에 대한 정치권과 금융당국 간 이견으로 관련 법안 통과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디지털자산에 대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과 관련한 명확한 규제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KB금융지주 허민강 차장은 “송금이나 결제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개념검증(PoC)은 계속되고 있지만, 제도적 공백은 여전하다”며 “결국 발행 주체가 명확해지고 제도적 기준이 세워져야 디지털자산에 대한 우려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강병하 상무는 “블록체인 수요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서 커머스, 뱅킹 파이낸스 등 실생활로 이동 중”이라며 “공급체인 분야에서의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 대비해 스테이블코인 등 관련 제도가 빠르게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은 금융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 또는 준금융기관이기 떄문에 자금 이전과 결제에 관한 ‘기능별 규제’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결제 및 무역 결제의 효율성, K-콘텐츠 등 국가경쟁력 상품을 활용한 해외 시장 개척 등을 고려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특화 정책을 수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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