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프라인 ‘디지털자산’, 韓 제도권 진입은 언제?

글로벌 자본시장-실물경제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 자리
스테이블코인 중심 가상자산 제도권 진입 속도↑
“경쟁력 제고∙활성화 위해 안전∙투명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시급”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국회)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국회)

최근 몇 년간 분산원장기술(DLT)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디지털자산은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과 실물경제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세계 주요국은 디지털자산 전반에 걸쳐 기준 및 규제를 도입하며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에 속도가 붙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대한민국을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허브’로 만들겠다”며 디지털자산 생태계 정비를 통한 산업육성 기반 마련, 가상자산∙연계상품 제도화 및 안전한 투자기회 보장, 토큰증권의 조속한 법제화를 통한 다양한 산업 기회 창출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 출범 1년 지난 지금, 육성 방안은 물론 입법조차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력 제고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안전하면서도 투명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제일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주요국, 가상자산 제도권 진입 가시화

미국, 유럽, 일본, 독일 등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각) 클래리티법안(CLARITY Act)이 상원 은행위원회 본회의에 통과하며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진입에 한 발짝 다가섰다. 최근에는 은행 규제당국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은행 규제를 다시 검토하고 규제 완화를 위한 종합적인 내용을 보고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기술과 AI를 활용하는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혁신을 장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유럽은 2023년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규제 기본법(MiCA)을 채택하며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구조와 운영 방식을 명확하게 할 법적 틀을 마련했으며, 일본은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정의하고 발행자를 은행, 신탁회사, 자금이동업자 등으로 제한했다. 독일은 은행권 최초로 DLT 기반의 토큰증권(STO)을 출시하기도 했다.

韓 디지털자산 제도권 진입 시도에도 지지부진

디지털자산을 향한 세계적 흐름에 한국 역시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 2024년 7월 1단계 법안으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보호법)을 시행했으며, 지금은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논의 중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디지털자산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디지털자산사업자의 유형별 인가∙등록∙신고 및 감독 체계 구축 ▲발행∙공시∙거래지원 절차 투명성 확보 ▲투자자 보호와 산업 진흥 도모 ▲업계 자율규제기구의 법제화 및 감독 강화 ▲스테이블코인 등 핵심 자산에 대한 사전 인가제 도입 ▲디지털자산 시장 질서 확립 및 금융안정성 확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디지털자산 시장을 포괄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디지털자산시장통합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밖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우영∙이주희 의원이 블록체인 기술 및 산업 전반을 육성하기 위한 ‘블록체인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블록체인 수요 커져∙∙∙입법화 속도에 한 목소리

문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법적 투자 허용,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디지털자산에 대한정치권과 금융당국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올해 상반기 안에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최근 지방선거 등 국회 일정 지연으로 연말까지 입법이 밀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블록체인 관련 업계는 업계에서는 한국 디지털자산에 대한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막대한 손실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논스블래식 강유빈 대표는 “한국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며 “딱 하나 공백은 ‘인터넷 네이티브 결제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 부분은 약점이 아닌 충분히 보완해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 강병하 상무는 “그동안은 블록체인 수요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위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커머스, 뱅킹 파이낸스 등 서비스 품질은 높이고 간소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동 중”이라며 “공급체인 분야에서의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 대비해 스테이블코인 등 관련 제도가 빠르게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KB금융지주 허민강 차장은 “송금이나 결제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 등 개념검증(PoC)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지만, 제도적 공백으로 여전히 내재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결국 디지털자산 변동성을 최소화해야 발행 주체도 명확해지고 제도적 기준도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빗썸 유민섭 이사는 “결제가 잘못됐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또 국가 간 거래에서 자본 통제가 있을 때 규제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등이 복잡하게 엮여 있는 게 문제”라며 “인프라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더라도 결제 규제의 정확한 개선과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모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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