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권, 디지털자산 규제완화 정책 표명

美 은행 규제 재검토, 비은행 금융기관 혁신 장려도
디지털자산 거래 투명성↑ 의지도 담아
은행 예금, 디지털자산 업계 유출 가능성도 제기

미국 은행 규제당국이 은행 규제를 완화할 전망이다. 미국 내 디지털자산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디지털자산 시장으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 디지털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안이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며 기술혁신 촉진, 규제 준수 부담 완화, 글로벌 경쟁력 등 미국 블록체인 및 디지털자산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 미국 은행 규제당국 책임자가 지난 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은행권 규제 완화를 위한 종합적인 내용을 보고했다 (사진=연방전비제도이사회)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 미국 은행 규제당국 책임자가 지난 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은행권 규제 완화를 위한 종합적인 내용을 보고했다 (사진=연방전비제도이사회)

“징벌적 감독, 은행 경제적 지원 능력 저해”

영국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은행 규제당국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국(OCC) 등 규제 책임자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여러 은행 규제를 다시 검토하고 규제 완화를 위한 종합적인 내용을 보고했다.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의 혁신을 장려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규제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은행 규제 기준을 최근 다시 검토했다고 밝혔다. 과도한 징벌적 감독이 은행의 경제적 지원 능력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규제 완화가 금융 시스템에 과도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경제 활동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규제당국의 움직임은 금융권 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규제 완화로 정통 대형 은행의 디지털자산 시장의 진입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규제를 명확히 함으로써 디지털자산의 거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은행 규제완화 정책, 정통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미국 내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안 진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앞서 지난달 14일 클래리티법안이 상원 은행위원회 본회의에 통과하면서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진입이 한 발짝 나아갔다.

‘클래리티법안’(CLARITY Act)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을 구분하는 법안으로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게 핵심이다.

해당 법안에는 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전원과 민주당 루벤 갈레고, 안젤라 앨소브룩스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현지에서는 디지털자산업계의 큰 승리이자 올해 법안 통과 가능성을 키우는 중요한 계기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 규제 완화 정책에 속도가 붙으면 미국 정통 은행권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 등장을 계기로 미국 정통 은행권은 기업 금융서비스와 자본시장 거래 중개에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특히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정통 은행은 블록체인을 기존 시스템의 결제 지연 등 비효율성을 극복할 혁신 인프라로 적극 수용하고 있다.

JP모건은 2015년부터 프라이빗 블록체인 ‘쿼럼’(Quorum)을 통해 금융 환경에서의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을 검토했고, 2019년 자체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 ‘JPM 코인’을, 이듬해 결제∙정산 인프라 ‘오닉스’(Onyx)를 선보였다. 2024년에는 오닉스를 ‘키네시스’(Kinexys)로 리브랜딩하는 등 글로벌 차세대 금융 표준 인프라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BoA는 지난 1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고객에게 정식 제공하며 이를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노출을 재편했다. BoA가 SEC에 제출한 올해 1분기 13F 보고서에 따르면 BoA의 주요 가상자산 ETF 및 관련 테마주 총 노출 규모는 약 5300만 달러다.

씨티그룹은 지난 2023년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시티토큰서비스’ 출시로 기업 간, 국경 간 송금 시간을 대폭 줄이는 데 집중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웰스파고는 지난 3월 자체 달러 연동 디지털 토큰 ‘WFUSD 상표권’을 출원해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자산 결제∙거래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신기술은 은행권에 위험? 美 4대 은행, TDN 구축

한편 일각에서는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은행권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시사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보급되면서 기존 은행 예금이 디지털자산업계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존 은행 예금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으로의 유출을 막기 위해 4대 정통 대형 은행은 최근 더클리어링하우스를 통한 ‘토큰화 예금 네트워크’(TDN) 공동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기존 결제망과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연결하고 24시간 결제를 지원해 실시간 온체인 시장에서 결제 인프라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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