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체인 기반 해외송금·원화 스테이블코인·디지털자산 자산관리 협력 추진
하나은행, 두나무 4대 주주 등극…은행권 디지털자산 사업 확장 신호탄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1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거래로 하나은행은 두나무의 4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하나금융그룹은 15일 주요 관계사인 하나은행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거래가 완료되면 하나은행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 김형년 부회장, 우리기술투자에 이어 두나무 4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두나무 주식 취득 예정일은 2026년 6월 15일이다. 취득 방법은 현금 취득이며, 취득 목적은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신금융 경쟁력 확보”로 기재됐다. 취득 금액은 하나은행 자기자본 대비 2.78% 수준이다.
두나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점유율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다. 공시상 두나무의 주요 사업은 거래 플랫폼 및 정보서비스업으로 기재됐다. 하나금융은 이번 투자를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중심으로 가속화되는 금융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설명했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지난해 12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디지털자산을 연계한 미래혁신모델 구축을 추진해 왔다. 양사는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 인프라인 ‘기와체인’을 디지털 금융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키고, 블록체인 기반 외화송금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말부터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공동 개발을 진행해 왔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2월 기존 SWIFT 기반 외화송금 서비스를 기와체인으로 구현하는 기술 검증을 마쳤으며, 4월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3자 파트너십을 체결해 서비스 실효성을 검증할 기반도 마련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분야도 주요 협력 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유통, 사용, 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고, 디지털자산 투자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 지분을 직접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은행과 거래소의 협력은 주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휴에 머물렀지만,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금융그룹과 디지털자산 플랫폼 간 협력 범위가 송금, 스테이블코인, 자산관리 등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번 지분투자에 대해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두나무와 함께 K-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매각으로 두나무 지분율이 기존 10.58%에서 약 4% 수준으로 낮아진다. 카카오는 두나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1조원대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초기 투자금이 30억 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상 300배에 가까운 투자금 회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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