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별로는 스포츠 거래가 압도적…정치·크립토가 뒤따르며 시장 성격 분화
후발주자는 결제·거래 구조 실험…예측시장 경쟁, 수수료 넘어 데이터로 이동

예측시장이 단순 베팅 서비스를 넘어 현실 사건을 가격으로 반영하는 정보시장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26년 3월 현재 시장의 중심은 사실상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이다. 최근 업계 집계에 따르면 2월 기준 예측시장 월간 거래량은 칼시가 약 99억달러, 폴리마켓이 약 79억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최근 시장 분석에서도 칼시는 스포츠 시장, 폴리마켓은 정치 시장에서 각각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강 구도 굳히는 예측시장
시장 확대와 함께 거래 집중도도 높아지고 있다. Dune의 @datadashboards 대시보드 기준 2026년 2월 예측시장 전체 월간 명목 거래량은 약 232억1493만달러였고, 이 가운데 칼시와 폴리마켓의 합산 거래량은 약 183억7893만달러에 달했다. 전체의 약 79%를 두 플랫폼이 차지한 셈이다. 플랫폼 수는 늘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상위 사업자에 더 빠르게 쏠리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 구조를 보면 두 플랫폼의 색깔 차이도 분명하다. 칼시는 미국 규제 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이벤트 계약 거래소라는 점을 앞세워 대중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성장은 스포츠가 이끌고 있다. 스포츠가 칼시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결제 편의성 강화에도 나섰다. 스포츠를 중심으로 리테일 참여를 넓히고 결제 접근성까지 높이는 흐름이다.
반면 폴리마켓은 정치·정세·지정학 이슈 중심의 정보시장 성격이 더 짙다. 최근 시장 분석에서는 폴리마켓이 정치 관련 거래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예측시장을 둘러싼 논의 역시 단순 도박이 아니라 정보 반영 속도와 내부정보 활용 가능성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폴리마켓이 단순한 거래 플랫폼을 넘어 사건의 확률을 실시간 가격으로 보여주는 신호 시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포츠가 키우고 정치가 끈다
실제 카테고리별 거래 분포를 보면 이런 구도는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Paradigm의 ‘Prediction Markets Volume Distribution’에 따르면 2월 일별 거래량 기준 스포츠가 대부분의 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정치와 크립토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예측시장의 대중적 체급은 스포츠가 끌어올리고, 플랫폼의 영향력과 내러티브는 정치·정세 시장이 만든다는 해석과 맞닿아 있다. 즉 스포츠는 거래량을 만들고, 정치는 정보 가치를 만든다는 구도가 드러난 셈이다.

카테고리별 성장 동력도 다르다. 스포츠는 경기 일정에 따라 꾸준히 거래 기회를 제공하며 반복 참여를 유도하는 반면, 정치 시장은 선거·정책·국제 정세 같은 대형 이벤트가 발생할 때 거래 집중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이 차이는 플랫폼 전략에도 반영된다. 스포츠 중심 플랫폼은 거래 빈도와 대중 유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치·정세 중심 플랫폼은 특정 이슈를 계기로 시장 영향력과 정보 확산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규제와 신뢰, 커지는 두 가지 과제
다만 시장이 커질수록 규제 충돌도 거세지고 있다. 예측시장을 금융상품으로 볼지, 사실상 스포츠북과 유사한 도박 서비스로 볼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부 주 정부 차원에서 칼시를 불법 도박 운영 혐의로 문제 삼는 사례도 있었고, 미 규제 당국도 스포츠 예측시장과 관련해 조작 가능성이 큰 개별 선수 성과형 계약 등에 주의를 촉구하는 가이던스를 내놨다.
규제와 함께 시장 신뢰의 문제도 커지고 있다. 예측시장은 일반 금융시장보다 무엇을 어떻게 정답으로 판정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구조다. 거래량이 커질수록 결과 판정 기준, 시장 설계 방식, 유동성 편중 여부, 대규모 자금의 가격 왜곡 가능성 등이 플랫폼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결국 예측시장의 성장은 거래량 확대뿐 아니라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신뢰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USD1·CLOB 앞세운 후발주자들
후발주자인 마이리드(Myriad)는 다른 방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마이리드는 최근 USD1을 단일 정산 자산으로 채택하고 BNB체인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존 AMM 구조에서 중앙지정가주문서(CLOB) 방식으로 전환해 지정가 주문과 슬리피지 통제, 더 정교한 시장 데이터 제공 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오피니언(Opinion), predict.fun, 리미트리스(Limitless) 등도 상위 플랫폼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실험하고 있다. 이는 예측시장 산업이 아직 최종 승자만 남은 단계라기보다, 결제 자산과 유동성 방식, 거래 구조를 둘러싼 여러 모델이 동시에 검증되는 확장 국면에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승부처는 확률 데이터
예측시장 플랫폼의 가치가 반드시 거래 수수료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다. 시장 가격은 특정 사건의 발생 확률에 대한 집단적 기대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데이터 상품이 될 수 있다. 향후 플랫폼 경쟁은 단순 거래량뿐 아니라 누가 더 신뢰도 높은 확률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외부 서비스, 리서치, 트레이딩 시스템과 연결하느냐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예측시장 성장 배경에 대해 “암호화폐 현물·선물 거래량이 둔화한 국면에서 일부 투기 수요가 예측시장으로 이동한 측면이 있다”며 “국제 정세와 분쟁, 정치 이벤트 등 베팅 가능한 대형 이슈가 잇따르면서 시장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나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 자체도 역설적으로는 예측시장이라는 상품군의 존재를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거래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금의 예측시장은 누가 더 많은 베팅 이용자를 모으느냐의 경쟁을 넘어, 누가 더 많은 사건을 가격화하고 더 신뢰받는 확률 신호를 제공하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칼시는 스포츠를 통해 거래량을 키우고, 폴리마켓은 정치와 정세를 통해 영향력을 넓히며, 후발주자들은 결제·거래 구조 실험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구도다. 앞으로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은 마켓을 여느냐보다, 누가 더 많은 유동성과 더 신뢰받는 확률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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