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EU는 규율 전제로 민간 참여 확대
정치 일정 변수에 입법 지연 가능성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가 임박했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제한과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방향을 두고 막판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주요국과의 규제 기조 차이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2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내주 디지털자산기본법 절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다만 핵심 쟁점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안과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문제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조율을 진행 중이다.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계속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전일 심포지엄을 열고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와 거래소 지분 제한 논의가 산업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행 주체와 소유 구조를 사전에 제한하는 방식이 국내 디지털자산 생태계 확장성을 제약한다는 지적이다.
논쟁은 한국의 규제 설계 방식이 해외 주요국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한 비교로 이어진다. 국내와 다르게 주요국은 일정한 감독 체계를 전제로 민간 참여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흐름이다.
미국은 상원을 통과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통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율 틀을 마련했다. 1대1 준비금 보유, 정기 감사, 감독 주체 명확화 등 엄격한 요건을 부과하되, 기준 충족 시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한정하지 않는 구조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2위인 USDC 발행사 써클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써클은 준비금 구성 내역을 정기 공시하고 외부감사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왔다.
가상자산 거래소 규제 역시 직접적인 지분 상한 규제보다는 공시·회계·내부통제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소유 구조를 사전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시장감시 체계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나스닥 상장사로써 엄격한 공시 의무를 적용받으며 이사회에 참가한 전문 경영진과 사외이사 체계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규정했다. 은행뿐 아니라 자금이동업자, 신탁회사 등 등록·허가 요건을 충족한 사업자에게 발행을 허용하는 구조다. JPYC와 같은 핀테크 사업자도 해당 틀 안에서 참여한다. 유럽연합(EU) 역시 가상자산 규제 체계(MiCA)를 통해 100% 준비금 의무와 공시·감독 요건을 부과하고, 이를 충족할 경우 은행 외 사업자의 발행을 허용한다.
업계는 한국이 발행 주체와 소유 구조를 사전에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할 경우 글로벌 규제 흐름과 괴리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절충안을 반영한 TF안이 발의되더라도 국회 논의 과정과 정치 일정에 따라 입법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우선순위에서 밀릴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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