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유령 코인’ 지급, 가상자산 거래소 전체 신뢰도 추락

빗썸, 랜덤박스 오류로 62만 BTC 오지급...금융당국 조사 착수
실보유량 12배...'유령 코인' 장부 거래 구조 허점 노출
내부통제 논란 확산 거래소 신뢰도 타격 불가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60조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오지급하는 사태가 벌어져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돈 복사’라는 지적이 등장하며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중이다.

(사진=제미나이 생성)
(사진=제미나이 생성)

지난 6일 빗썸은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1인당 2000원~5만 원 상당의 리워드를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지급 과정에서 화폐 단위를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했다. 이에 당첨자 총 249명에게 인당 2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지급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지급 계좌 중 일부는 실제 매도와 인출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17% 급락하며 8110만 원 선까지 내려 자산가치가 훼손됐다. 현재 빗썸은 오지급한 비트코인의 99.7% 가량을 거래 전 회수했으나 이미 매도된 1786개 중에서는 약 93%만 회수한 상태다.

오지급된 비트코인 수량은 약 62만 개로, 사고 당시 가격인 98000만 원을 감안하면 총 금액은 60조 원이 넘는다. 빗썸이 실제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은 약 5만 개로, 실 보유량의 12배인 ‘유령 코인’이 입금된 것이다. 현재 빗썸을 비롯한 중앙화 거래소들은 장부상 기록만 변경하고 이후 정산 결제에서 장부 기재내역에 맞게 실제 자금이 이동하는 형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에 실제 보유하지도 않은 비트코인을 입금해 ‘장부 거래’구조의 허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과 리스크가 노출된 사례라 짚고 체계 마련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주재로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와 긴급 회의를 열어 빗썸 사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또 긴급대응반을 구성해 빗썸을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상자산 보유 및 운영 현황과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점검과정에서 일부라도 위법사항이 발견된 경우 즉시 금감원의 현장검사로 전환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보유한 가상자산 현황 등을 밀착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 등도 강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빗썸은 외부 해킹이나 보안 침해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고객 자산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용자 유출을 우려해 사고 발생 당시 빗썸 앱 및 웹에 접속 중이었던 고객에게는 2만 원을 지급, 저가 매도 고객에게는 매도 차액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 지급, 9일부터 일주일간 전체 종목 거래 수수료 0%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미 거래소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시점에서 해당 이벤트가 의미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일부 사용자들은 “여전히 내부에서의 장부 조작이나 돈 복사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거나 “없는 걸 거래하는 건 장부 거래의 단점이라기보다는 신앙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가상자산 시장과 거래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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