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교육 사업가가 토큰을 만들었나…가나다 토큰의 출발점

2001년 EBS에서 출발한 교육 사업, 온라인·플랫폼으로 확장
외국어 학습 서비스 ‘마이풀’로 수익 모델 검증
한국어·훈민정음으로 확장된 언어 학습 문제의식
『습의 시대』·『제2차 코인 전쟁』으로 정리된 AI·블록체인 관점
학습·참여·보상을 연결하는 L2E 토큰 실험, GNDK

▲이카이스(eKYSS) 이현준 대표, 교육플랫폼 '마이풀'과 '가나다라', GNDK토큰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손기현 기자)
▲이카이스(eKYSS) 이현준 대표, 교육플랫폼 '마이풀'과 '가나다라', GNDK토큰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손기현 기자)

20년 교육 현장에서 출발한 한 사업가의 다음 선택

20년 넘게 교육 사업에 몸담아온 이현준 이카이스 대표는 자신을 “교육만 해온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학원, 콘텐츠, 플랫폼, 강연, 저술까지. 그의 이력은 화려한 한 줄 경력보다, 교육이라는 한 분야를 집요하게 파고든 시간의 축적에 가깝다. 최근 그가 꺼내 든 ‘가나다 토큰(GNDK)’ 역시 갑작스러운 전환이 아니라, 이 시간의 흐름 위에서 나온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인터뷰는 토큰 프로젝트를 소개하기보다,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 길이 어떻게 지금의 선택으로 이어졌는지를 짚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001년 EBS에서 시작된 교육의 길

이 대표가 교육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1년이다. 그는 당시 EBS와의 영어 교육 콘텐츠 사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교육 시장에 발을 들였다. 영상과 교육을 결합한 모델을 시도하며,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콘텐츠 기반 교육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이후 그는 강남·분당·송파 등지에서 영어 학원 운영을 경험하며 오프라인 교육 현장을 직접 겪었다. 동시에 콘텐츠 제작과 커리큘럼 설계, 학습자 관리까지 교육 비즈니스 전반을 몸으로 익혔다. 이 과정에서 그가 반복해서 마주한 질문은 단순했다. “왜 이렇게 비싸고, 왜 이렇게 오래 못 가는가.”

이 대표는 학원의 성패가 강사의 역량이나 마케팅보다, 구조 자체의 문제에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학원에서 온라인으로…“교육의 문제는 구조였다”

그가 온라인 교육으로 방향을 튼 이유도 이 지점에서 나온다. 그는 “오프라인 학원은 과목별로 수십만 원씩 비용이 드는 구조”라며, 온라인에서는 전혀 다른 모델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외국어 학습 전용 앱 ‘마이풀’이다. 그는 마이풀을 “외국어 교육계의 넷플릭스를 만들자는 발상에서 출발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월 1만5천 원 수준의 구독료로 여러 외국어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이다.

(사진제공=마이풀)
(사진제공=마이풀)

이 같은 모델은 시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마이풀은 실제로 수익이 발생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SK텔레콤의 어학 관련 부가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가격 구조 자체만으로도 기존 교육 시장에서는 따라오기 어려운 혁신이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어에서 한국어로…문제의식의 확장

온라인 외국어 교육 모델이 안착한 이후,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향했다. 그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을 국내 시장에서 오랫동안 운영해 온 만큼, 언어 학습이 어떻게 상품화되고 플랫폼화되는지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고 말한다. 그 경험 위에서 한국어를 바라보자,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 학습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정작 한국어 교육은 해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 낯설었다”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와 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와중에도, 한국어 학습 서비스의 설계와 수익 구조, 학습 데이터의 축적은 해외 플랫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의문으로 남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를 단순한 시장 경쟁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외국어 교육을 통해 축적해온 경험상, 언어 학습 서비스의 주도권은 콘텐츠보다 구조에서 갈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어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한국어 교육의 구조를 우리가 직접 설계하지 않으면 결국 중요한 가치와 데이터가 외부로 빠져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훈민정음에서 찾은 답…한글이라는 학습 구조

그 과정에서 이 대표가 주목한 것은 훈민정음과 한글의 체계성이었다. 그는 한글을 “학습 구조만 놓고 보면 매우 과학적인 언어”라고 평가한다. 한국어가 단순한 문화 콘텐츠를 넘어, 글로벌 학습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 언어라고 본 이유다.

그는 훈민정음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직접 진행했고, 해당 강연은 온라인에서 수백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대학 강연, 외부 초청 강연, 주요 유튜브 채널 출연 등으로 이어지며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은 대중적으로도 확산됐다.

(출처=교육사업가 이현준TV )
(출처=교육사업가 이현준TV )

이 대표는 “한국어를 전 세계에 알리려면,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을 먼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습의 시대』와 『제2차 코인 전쟁』…생각은 이미 정리돼 있었다

이 대표의 고민은 강연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는 AI와 교육, 인간의 역할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두 권의 저서로 정리해 왔다.

2017년 출간한 『습의 시대』에서는 AI 확산으로 지식의 가치가 빠르게 낮아지는 시대를 전망하며, 앞으로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 학습과 습관, 즉 체화된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외국어 학습을 대표적인 체화 학습의 영역으로 꼽으며, 단순한 시험 대비나 정보 습득이 아니라 사고 방식과 인지 구조를 바꾸는 훈련으로서 외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습은 정보 축적이 아니라 인간을 변화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이후 출간한 『제2차 코인 전쟁』에서는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을 투기 대상이 아닌 산업 구조 변화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금융을 넘어 교육과 콘텐츠, 플랫폼의 구조까지 바꿀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GNDK…“이미 있는 것을 연결하는 문제”

이 대표는 지금의 선택이 앞선 모든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한다. 외국어 학습 앱 ‘마이풀’을 통해 온라인 교육 모델을 안착시킨 뒤, 한국어 학습 수요가 커지는 흐름 속에서 ‘가나다라’를 기획했고, 그 과정에서 언어 학습의 구조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사진제공=가나다라)
(사진제공=가나다라)

외국어에서 한국어로의 전환은 새로운 사업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다뤄온 언어 학습 구조를 더 넓은 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이었고, 이 과정에서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참여·기여·성과를 어떻게 기록하고 보상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본격적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이 고민들이 하나로 연결되며 가나다 토큰(GNDK)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가 구상한 GNDK는 단순한 결제 수단이나 보상용 포인트가 아니다. 학습자가 플랫폼 안에서 쌓아온 학습 이력과 참여 데이터, 기여 활동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구조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토큰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교육 서비스에서는 학습이 끝나면 성취도와 기록도 함께 소멸되지만, GNDK는 이러한 활동을 축적 가능한 가치 단위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대표는 이미 마이풀과 가나다라 내부에는 포인트, 리워드, 챌린지 등 L2E(learn-to-earn) 구조가 구현돼 있다고 설명한다. 즉 토큰을 새로 도입해 무언가를 ‘만들겠다’기보다는, 이미 작동 중인 학습 보상 구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확장·연결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두고 “없는 걸 새로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있는 걸 어떻게 구조화하느냐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토큰 명칭을 ‘GNDK’로 정리한 배경 역시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기존에 ‘GND’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식별성을 높이는 한편, K-컬처와 한국어(Korean)를 기반으로 한 학습 생태계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K’를 결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나다 토큰은 한국어, 한국 문화, 그리고 한국에서 출발한 L2E(Learn-to-Earn, 학습 활동에 따라 보상이 제공되는 구조) 모델을 전제로 한다”며, GNDK가 글로벌 학습 시장에서 한국어 교육을 매개로 한 구조 실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토큰과 주식, 교육 콘텐츠를 결합한 사업 구상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토큰만 판매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실제 학습 서비스와 사용자, 그리고 이미 발생하고 있는 수익 구조가 전제돼야 토큰 역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GNDK는 '마이풀'과 '가나다라'라는 실체 있는 서비스 위에서 작동하며, 학습과 참여를 장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적 장치로 기능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토큰은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고 거듭 강조한다. 20년 넘게 교육 현장에서 쌓아온 문제의식과, AI 시대에 인간에게 남는 학습의 형태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한국어 교육을 글로벌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하나로 수렴한 지점이 바로 GNDK라는 것이다.

마무리

이현준 대표가 선택한 ‘가나다 토큰’은 새로운 시장을 노린 단기 전략이라기보다, 2001년 EBS와의 영어 교육 사업에서 출발해 학원, 온라인 교육, 외국어, 한국어, 그리고 AI 시대의 인간 학습까지 이어진 20년 넘게 축적된 교육 실험의 다음 단계에 가깝다.

『습의 시대』에서 던진 질문과 『제2차 코인 전쟁』에서 다룬 구조 변화는, 이제 교육이라는 가장 익숙한 영역에서 하나의 실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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