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하락장 속 기관 투심 냉각 "확실한 반등 신호 필요"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동반 순유출…기관 투자심리 급속 냉각
DAT 유입도 올해 최저…세일러까지 ‘매도 가능성’ 언급
전문가 “명확한 상승 시그널 있어야 기관 자금 복귀”

(사진=챗GPT)
(사진=챗GPT)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순유출이 발생하며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이탈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장기 보유 성격의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DAT) 유입 자금까지 급감하면서 기관의 ‘관망 모드’가 강화된 모습이다. 비트코인 DAT 스트래티지의 자산 매도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시장 심리를 더욱 위축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뚜렷한 상승 시그널 없이는 기관 자금이 재유입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2일 소소밸류에 따르면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34억8000만 달러(5조1163억 원)가 빠져나갔다. 이는 2개월 만의 순유출 전환이자 2월 이후 가장 큰 유출 규모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14억2000만 달러(2조870억 원)가 순유출을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자금이 빠져나갔다. 가상자산 ETF는 자산을 직접 보유하기 어려운 기관이 활용하는 핵심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러한 유출은 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장기 보유 성향의 기관 역시 신규 자금 투입 속도를 늦추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디파이 통계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지난달 DAT 유입 자금은 월간 기준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DAT 축적액은 10억 달러에 그쳤고, 이더리움 DAT에서는 소폭 유출이 발생했다.

DAT 대표 격인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을 언급해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스트래티지가 제시한 매도 조건은 주가가 순자산가치배수(mNAV) 대비 1배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즉 시가총액이 보유 비트코인 평가액보다 낮아졌을 때다. 여기에 신규 자본 조달이 막힐 경우 최후의 조치로 매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현재 스트래티지의 mNAV는 0.9배로,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밤 스트래티지 주가는 3.25% 하락한 171.42달러로 마감했다.

기관 자금 유입 흐름은 가상자산의 제도화 수준과 중장기 수요 기반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특히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주요 정책 이벤트가 겹치는 시기에는 단기 시세와 별개로 기관의 방향성 있는 참여 여부가 시장 체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전문가들은 기관 자금의 소극적 흐름이 하락장에 기인한 만큼, 재유입을 위해선 확실한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세로 비트코인 가격도 흔들리면서 관망세가 짙어졌고, ETF에서도 유출이 확대되며 DAT 기업들 역시 매수를 주저하는 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확실한 상승 신호가 포착되거나 산타랠리 등으로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시장이 뚜렷한 반등 분위기를 보여야 기관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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