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투자·콘텐츠 생태계 재편…ICT 지형도 흔든다
규제 변수 남았지만 산업 시너지 기대감 고조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27일 합병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발표는 27일이 유력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공시·이사회 절차가 남아 있어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며, 27일 오전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비전과 향후 사업 구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은 국내 ICT·핀테크·블록체인 업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초대형 메가딜로 평가된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거래·보관 인프라와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며,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네이버카드 등을 중심으로 연간 5조 원 이상의 결제처리량을 확보한 국내 대표 간편결제 사업자다. 양사가 통합될 경우 검색·쇼핑·결제·투자·콘텐츠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Web2–Web3 결합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업계는 이번 합병으로 네이버페이와 업비트 지갑 연동,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서비스 도입, 글로벌 송금 및 정산 자동화, 웹툰·제페토·브이라이브 등 IP 기반 NFT·디지털 굿즈 사업 확대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의 대규모 사용자 기반과 두나무의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결제·투자·금융·콘텐츠가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또한 라인(LINE)의 일본·동남아 사용자 기반, 두나무의 해외 거래소 운영 경험 등이 더해지면 글로벌 Web3 서비스 확장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 콘텐츠·검색 생태계가 블록체인과 직접 연결되면 국내 기업 중심의 새로운 아시아 Web3 경제 블록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규제 당국의 심사 과정이 이번 합병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빅테크 기업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지배하는 구조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 확대를 우려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검색·쇼핑·결제·금융·콘텐츠·가상자산 사업이 결합할 경우 시장지배력 강화를 문제 삼을 수 있다.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게 되는 만큼 개인정보 결합과 내부통제 이슈도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규제 변수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업계는 합병이 가져올 변화의 폭이 그만큼 크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여러 디지털금융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합병은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국내 Web3·핀테크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결제·투자·콘텐츠 생태계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수렴하는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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