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발행으론 못 버틴다…국내 DAT 기업, 신사업으로 활로 모색

케이웨더, DAT 진출과 함께 웨더코인 등 신사업 병행 추진
글로벌 DAT 기업 mNAV 1 미만…자산가치보다 낮은 평가 확산
자금난 속 CB 발행 한계 드러나자⋯채굴·용역 등 신사업으로 눈 돌려

▲. (챗GPT)
▲. (챗GPT)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DAT)들이 전환사채(CB) 발행만으로는 가상자산 하락장을 버티기 어려워지자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상자산 시세 하락과 DAT 프리미엄 축소로 기업가치가 순자산가치(NAV)보다 낮게 평가되는 사례가 늘면서, 단순 가상자산 보유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민간 기상기업 케이웨더는 나스닥 상장사 비보파워로부터 500만 달러(약 72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리플(XRP) 투자에 나선다. 이달 4일 공개된 계약에는 비보파워가 케이웨더 지분 약 20%를 인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케이웨더는 리플 및 리플랩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등 DAT 전략을 수행하는 한편, 세계 최초 기상 파생 상품인 웨더코인(WeatherCoin)도 발행할 계획이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기상 사업이라는 본업을 하면서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비보파워와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DAT 전략 외에도 다각도로 협력을 강구하기 위해 웨더코인 사업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케이웨더 사례는 단순 DAT 전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디파이 통계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DAT 기업 상당수가 mNAV(시가총액 대비 가상자산 보유 가치) 1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mNAV가 1보다 낮다는 것은 시가총액이 해당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

mNAV 하락은 최근 가상자산 시세 하락과 더불어 DAT 전략에 대한 시장 프리미엄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월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되며 DAT 기업들의 보유 자산 가치가 줄어들었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체 투자수단이 확산하면서 DAT 기업이 누리던 프리미엄도 약화했다.

가상자산 보유 전략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워진 기업들은 신사업 확대와 자금조달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비트코인 DAT 기업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지난달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가상자산 채굴·검증·관리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어 31일에는 약 41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또 다른 DAT 기업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이달 6일 주주총회를 통해 가상자산 매각 및 유통 관련 용역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DAT 기업 상당수는 가상자산 매입을 지속하기 위해 CB 등 메자닌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를 보면 일부 기업은 납입이 지연되거나 조달 금액이 축소되는 등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DAT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가상자산 가격이 더 내려갈수록 경영 환경은 한층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AT 대표 격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기존에 비트코인 매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CB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우선주 발행 중심으로 자금 조달 방식을 전환했다. 주주가치 희석 우려와 금리 부담을 고려한 조치로, 스트래티지는 올해에만 총 네 차례에 걸쳐 우선주를 발행해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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