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Binance)가 2년 반 만에 국내 시장 재진입에 성공했다. 업비트와 빗썸이 양분하던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대주주 변경 신청을 최종 승인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진출 염원이 이뤄진 것이다. 바이낸스는 2020년 4월, 국내 스타트업 비엑스비(BxB)와 협력해 거래소 '바이낸스KR' 출범했지만, 다음 해 1월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하고 같은 해 3월 임원 변경 신고서를 제출하며 한국 진출을 다시 시도했지만, 당국은 2년 반 가까이 ‘바이낸스 리스크’에 대한 정밀 심사를 이어왔다. 지연의 핵심 원인은 바이낸스를 둘러싼 글로벌 규제 문제였다.
2023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가 무허가 증권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미 법무부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43억 달러(약 6조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창펑 자오 전 CEO는 4개월간 수감됐다가 지난해 석방됐다. 이후 벌금 납부와 경영진 교체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자, FIU가 최종 ‘합격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본격적인 시장 안착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바이낸스의 핵심 서비스인 선물·파생상품 거래는 국내 법상 금지돼 있고,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제공할 은행 파트너 확보도 관건이다. 현재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다. 업계는 바이낸스와 고팍스 간 ‘오더북(호가창) 통합’ 여부를 최대 관심사로 본다. 통합이 허용되면 국내 투자자들도 바이낸스의 막대한 글로벌 유동성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FIU가 고팍스의 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한 게 맞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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