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공포장세’ 속 서학개미, 이더리움 관련 종목만 담았다

(사진=달리)
(사진=달리)

9월 한 달간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관련 투자 열기는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하 전망과 현물 스테이킹 ETF 승인 기대가 반등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비트마인으로 집계됐다.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디지털 재무 전략(DAT) 기업으로, 세계 최대 이더리움 보유 기업이다. 지난달 27일, 약 23만4846이더리움(약 9억8000만 달러)을 추가 매입하면서 보유량을 265만 개(15조 3700억 원) 규모로 확대했다.

순매수 4위에는 이더리움 가격 변동 폭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ETHU’가 이름을 올렸다. 과거에는 비트코인 DAT 종목이나 가상자산 수혜주가 순매수 상위에 포함되기도 했지만, 9월 들어서는 이더리움 관련 종목만 남았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CMC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지난달 26일 32를 기록하며 ‘공포’ 구간에 진입한 뒤 약세를 이어갔다.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비트코인 ETF에서 1억2061만 달러(약 1조6885억 원), 이더리움 ETF에서 1억6460만 달러(약 2조3044억 원)가 순유출됐다. 이더리움 가격은 9월 중 4000달러 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그런데도 시장은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때 사그라들며 약세를 보였으나,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2년 만에 최대 폭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최근 다시 금리 인하 속도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 흐름은 가상자산을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금리 인하는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공급이 제한된 자산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라며 “코로나 시기처럼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 약세 국면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했던 전례를 고려할 때, 향후 투자 심리 역시 미국의 금리 인하와 국채 발행 확대 기조와 맞물려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더리움의 경우 현물 ETF 스테이킹 승인 여부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꼽히며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킹 보상이 더해진 상품이 출시될 경우 기존 ETF 대비 연간 약 4~8%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식 승인을 내리면 이더리움 현물 ETF로 추가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수용성이 확대되면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과 DAT 상장 기업 증가로 이더리움 수요가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다”라며 “확장성을 갖춘 이더리움의 특성상 네트워크 선점 효과도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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