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자산 플랫폼 기업 육성 정책과 관련 제도 선진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이정문·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디지털 금융패권의 핵심 열쇠,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정문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시작된 글로벌 패권 경쟁이 이제는 제조업을 넘어 디지털자산 등 신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이 곧 국력으로 이어지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도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 이용자는 보호하되,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 부분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일 의원은 “우리나라 디지털자산 시장은 세계 거래량의 10%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고, 세계 수준의 블록체인 기술력, 정보기술(IT) 인프라 경쟁력, 높은 개인 투자자 참여율 등 강점이 있다”며 “합리적 규제 개선과 적극적인 산업 지원책이 뒷받침된다면, 단순한 추격자를 넘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CRO)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디지털자산은 더 이상 소수 투자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핵심 자산”이라며 “디지털자산 산업 생태계 육성, 혁신적인 금융 상품 개발,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 등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유관 산업의 동반성장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플랫폼 전략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임병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전략’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공식적으로 배제하고 민간 스테이블코인 육성으로 패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자산 규율인 ‘가상자산 규제 기본법안(MiCA)’를 통해 글로벌 표준화를 선도, 싱가포르는 프로젝트 가디언으로 자산의 토큰화를 선도하면서 글로벌 허브를 노리는 등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화 교수는 “한국은 성인 인구의 약 10~15%가 디지털자산 투자 경험이 있을 정도로 활발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제도화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자산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 온체인 금융이라는 세 축을 기반으로 한국의 디지털자산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해외사례를 참고해 △법인 거래 활성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허브 구축 △자체 체인 개발 허용 △디지털자산 시장 내 파생상품의 거래 허용 등 디지털자산 플랫폼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가 여전히 제한적이고, 금융․디지털자산 분리 원칙이라는 보수적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며 “법인과 외국인의 시장 참여 확대, 선물시장 활성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 완화 등 혁신적 입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국은 401K 제도와 같은 제도권 금융을 활용해 디지털자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통해 달러 패권 강화와 재정 부담 완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며 “한국은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의 균형, 국제적 정합성 확보 등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의 갈라파고스에서 벗어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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