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록을 세웠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와 정책 모멘텀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전반에 매수세가 퍼진 결과다.
1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황 중개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8시 24분(한국 시간 14일 9시 24분) 기준 전일 대비 3.21% 오른 12만378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종전 최고가(12만3200달러대)를 웃도는 수치로, 장중 한때 12만4000달러 선을 처음 넘어서기도 했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2.82% 오른 4741달러에 거래되며 2021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당시 기록한 역대 최고가 4800달러와는 수십 달러 차이에 불과하다. 솔라나는 203.41달러로 200달러를 돌파했고, 도지코인(0.25달러), 리플(3.28달러) 등 알트코인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랠리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해 시장 예상치(2.8%)를 밑돈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90%를 넘어섰다.
조엘 크루거 LMAX그룹 시장전략가는 “완화된 인플레이션 신호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을 사상 최고치 부근으로 끌어올렸고, 이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광범위한 자본시장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정책 모멘텀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해 제시한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 기조가 위험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도 강세를 뒷받침한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전일 비트코인 ETF에는 6590만 달러가, 이더리움 ETF에는 5억239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특히 11일에는 이더리움 ETF에 하루 만에 10억 달러 이상이 들어오며 사상 최대 일일 유입 기록을 세웠다.
시장 분석업체 10X리서치는 “신용스프레드 축소, 대출 증가율 상승 등 랠리 지속 조건이 갖춰졌다”라며 “연준이 방향을 전환하면 자금이 고위험 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안정, 금리 인하, 정책 기대감이 맞물린 현 상황에서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전반의 상승세가 단기간 내 꺾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