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법안’ 통과로 제도권 편입 가속…시장 신뢰 회복
수혜 종목 물색 본격화⋯이더리움·유통주 등 주목

미국 주요 가상자산 기업과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의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통과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성장에 따른 또 다른 잠재 투자처로 이더리움과 유통주 등을 주목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2위 미국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써클은 12일(현지시간) 2분기(4~6월) 매출이 전년 대비 53% 상승한 6억5810만 달러(원화환산 9112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6월 기업공개(IPO)를 한 써클은 이날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했다.
써클은 USDC 유통량이 늘면서 준비금 운용에서 발생한 이자와 투자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준비금 수익 확대가 단순한 거래 규모 증가를 넘어 매출 증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USDC 유통량은 6월 말 613억 달러(84조8330억 원)로 전년 대비 90% 늘었다. 이달 10일 기준 발행량도 6월 말보다 6.4% 늘어난 652억 달러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써클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27% 상승했다. 장 초반에는 7% 가까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었다.
앞서 1일에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총매출은 약 15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전년보다 38% 늘어난 3억3250만 달러를 기록하며 구독 서비스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의 이번 분기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구독 서비스 매출 중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크게 늘었다는 부분”이라며 “코인베이스와 외부 플랫폼에서의 USDC 보유량 증가로 이자 수익이 확대됐고, 운용 규모 증가가 이자율 하락분을 상쇄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라고 전했다.
7월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고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것이 이들 기업들의 호실적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기준을 명확히 해 제도권 편입 속도를 높였다.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와 시장 신뢰 회복은 기관과 개인 투자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로 이어지면서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또 다른 수혜 상품 물색에 나선 분위기다. 가상자산 중에서는 이더리움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다수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스마트컨트랙트 기반으로 이더리움에서 발행·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파이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의 51.05%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날 이더리움 가격은 45개월 만에 4600달러를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결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업이 향후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봤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제 대부분이 신용카드로 이뤄지고, 산업 특성상 소액 결제가 빈번하며 마진이 낮은 유통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월마트, 아마존 등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우버·에어비앤비·빅테크 기업들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