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제도화 목전… 안전한 시장조성 인프라 마련 집중"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인터뷰
법제화 지연 속 사업 준비 완료
시장 활성화 전제조건 '안전·접근성·협력'
지역 기반 핀테크로 STO 대중화 앞장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사진=이투데이)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사진=이투데이)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계속 지연되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의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등 여러 문제를 안정적으로 준비하는 기회의 시간으로 활용하겠다"라고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가상세계에서 부동산을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을 설계한 '부동산 STO 플랫폼 '운영 기업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STO 시장 규모는 2024년 34조 원에서 2030년 367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제도 인프라 확보에 나섰고 금융사들도 본격적으로 사업 진출을 천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동안 증권사, 조각투자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토큰증권 테스트베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한 뒤 올해 6월 개시했다.

허 대표는 "금융사들과 의미 있는 협업을 하고 있고 계속 협업 체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루센트블록이 운영하는 '부동산 소유' 플랫폼 투자자의 예치금이나 유가증권을 하나증권을 통해 관리한다"라며 "또한, 건물은 부동산 신탁사가 대표로 등기를 소유하며 신탁 계약에 따라 관리되고, 전자등록 관련 업무는 예탁결제원이 수행하면서 관리 권한을 역할별로 분배해 조각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산했다"라고 설명했다.

루센트블록은 올해 4월에는 대전시, 하나은행과 협력한 11호 공모 상품을 완판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전시 유성구 궁동에 위치한 11호 부동산 ‘대전 하나 스타트업파크’ 공모 프로젝트는 하나은행이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한 사업으로, 약 연 9%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STO 업계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시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허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로 고객들한테 어떤 혜택 혹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예를 들면 접근할 수 없었던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든지, 매력적인 딜(투자처)을 제공한다든지 등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와 규제 당국이 협력해 어떤 정책 방향을 수립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전제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루센트블록은 흔하지 않은 지역 기반 핀테크 기업이다. 허 대표는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이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나 성남 판교에 있는데, 지역에서도 1000만 명 규모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대전 외에도 수원,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공모를 진행했으며, 1년에 300번 넘게 대전과 서울을 왕복하며 수도권 시장과 핀테크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기사적인 성과도 있었다. 허 대표는 이달 4일 국토연구원 주관 '2025년 부동산서비스산업 창업경진대회'에서 성장 도약 부문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루센트블록의 '소유' 플랫폼은 가입자만 50만 명에 육박하며, 이 중 70%가 MZ(밀레니얼+Z) 세대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면서 "수익률이라는 정량적 가치와 더불어 소유의 경험이라는 정성적 가치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소유'의 경험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몇십만 원으로 내가 임차한 건물에 투자할 수 있다면 건물주, 임차인, 소비자 세 주체가 상생하며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이에게 소유의 기회를 제공해 자본시장을 넘어 사회 전반에서 큰 혁신을 이루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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