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연적…네카오, 결제시장 장악할 것” [스테이블코인 규제 줄다리기]

김병석 미래에셋운용 ETF본부 선임매니저
“핀테크, 발행ㆍ보관ㆍ유통 주도적 역할 전망”
“AI 자금난 해소…소버린ㆍ응용서비스 촉진”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결제시장을 지배하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통화 정책의 힘이 약해질 겁니다. 한국은행도 스테이블 코인에 부정적이었다가 동의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도입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병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선임매니저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김병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선임매니저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22일 김병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선임매니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화할 경우, 지갑·결제 시스템과 발행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들이 기존 금융권보다 더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병석 선임매니저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인터넷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업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TIGER 인터넷TOP10’과 ‘TIGER 소프트웨어’ 등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고 있다. 두 상품은 모두 한때 ‘국민주’로 불린 ‘네카오(네이버ㆍ카카오)’를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그는 네카오를 비롯한 인터넷ㆍ소프트웨어 관련주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원성을 사던 지난날을 뒤로 하고 ‘실적 우상향’ 시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김 선임매니저는 “핀테크 스테이블 코인 도입으로 열릴 새로운 결제시장을 장악하고 새 정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정책 최대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매니저는 최근 미국 하원에서 가상화폐 3대 패키지 법안이 통과하고 한국에서 디지털 자산 유형 정의와 적용 범위, 인허가, 규제기구 등을 밝힌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 한국은행이 은행 중심 스테이블 코인만 우선 허용하는 입장에서 비은행에 대해서도 ‘조건부 발행 허용(유관기관 만장일치 결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며 스테이블 코인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비은행에 해당하는 네카오와 그 계열사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 회사 중에서도 얼마나 소비자 접근성이 좋은지, 결제망이 잘 퍼져 있는지 등이 시장을 장악할 핵심 요인”이라며 “온ㆍ오프라인을 통틀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가장 압도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증권, 뱅크 등과 함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서부터 결제 플랫폼, 보관, 유통까지 모든 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의 방대한 가맹점을 바탕으로 두나무와 스테이블 코인 사업 협력에 나섰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AI 산업 육성도 IT 업종 실적 성장을 가속화 할 요소로 꼽았다. 김 선임매니저는 “그간 네카오 등의 AI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작게 평가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인프라로 막대한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전력이 필요한데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자금력 한계에 직면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한계가 이번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해소되리라는 기대가 있다”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네이버AI랩 연구소장 출신으로, 수석 임명 전에도 소버린(Soverign) AI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사”라고 언급했다.

또 “소버린 AI를 만들기 위해 먼저 컴퓨팅 파워에 대대적 투자가 이뤄질 것이며 이 과정에서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토종 생성형 AI를 보유한 네이버가 소버린 AI 모델 개발을 주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토종 모델 개발도 하고 있지만, AI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까에 더 집중한 회사로, 오픈AI와 협력해 내놓는 서비스는 전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을 통해 배포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모두의 AI’ 시대를 목표로 전 국민이 AI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으니, AI 서비스 확대를 둔 정부 차원 지원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인프라는 정부 주도 투자로 채워지고 있고 오픈소스 모델들로 미국, 중국과 기술격차를 좁히기 유리한 상황”이라며 “토종 생성형 AI가 일부 벤치마크에서 해외의 세계 최고 수준(SOTA) 모델을 이겼다는 소식도 들리는 만큼 IT 섹터를 단기 테마로 보기보단 장기적으로 모아가는 투자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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