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주 동반 하락…써클 주가도 10% 급락
국내외 규제 강화 속 산업화 기대 여전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경고음이 커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에서는 관련주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대표주인 써클(Circle) 주가가 급락했다. 다만, 산업화 가능성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테마주로 분류된 미투온은 이날 23.21% 하락했다. 또 다른 관련주인 NHN KCP, 헥토파이낸셜은 각각 15.93, 15.87%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시가총액 기준 스테이블코인 2위인 USDC를 발행하는 써클(Circle)의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0.79% 하락했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이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전일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에 코인 자체, 결제 및 운영 측면 등에서 잠재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보편화할 경우, 통화에 대한 신뢰성 저하와 은행의 신용창출 기능 약화 등으로 인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제약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다각적이고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인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BIS는 29일 발간 예정인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효과적인 통화 수단을 정의하는 세 가지 핵심 기준인 ‘단일성’, ‘탄력성’, ‘무결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액면가로 인정되고 신원 확인이 필요 없는 중앙은행 발행 화폐와 달리, 민간 기관이 발행하고 가격이 변동되는 경우가 많아 통화 단일성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확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상원은 17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최종 통과시켰으며, 국내에서도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이 내달 발의될 예정이다. BIS 역시 스테이블코인은 제한적이고 잘 규제된 역할만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국경 간 접근성과 낮은 거래 비용 등 장점으로 인한 지속적인 수요는 인정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일평균 거래대금이 2024년 중 28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73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은행부터 핀테크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스테이블코인 대응에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등은 원화(KRW)와 사명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다. 빗썸 등 디지털 자산 거래소는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으며, 다날 등 핀테크 업체는 결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시장 조성자, 수요자, 공급자 모두에게 참여 유인이 있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테마를 넘어 빠르게 ‘산업화’할 가능성을 내포한다”라며 “어떤 주체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여러 주체 간의 경쟁 구도를 자세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