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개최된 '디지털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스테이블 코인의 실질적인 설계'를 주제로 해시드오픈리서치와 포필러스가 공동 주관했다. 행사에는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강희창 포필러스 프로덕트 리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향 변호사 등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발제 후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서병윤 DSRV 최고전략책임자(CSO), 이우성 삼성카드 상무, 임종규 레이어제로(LayerZero) 한국 지사 대표 등과 함께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김용범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구조 논쟁' 발표를 맡았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시장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이제는 도입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제대로 설계해야 할지를 논의할 때"라며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부정 사용 취약성 등은 구조 없이 유통된 스테이블코인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해외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이용자 손에 먼저 도달한다는 얘기는 사실상 국외에 통화 주권을 넘겨주는 행위이며, 제도화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조속히 도입하고 구조를 직접 설계함으로써 주권을 지켜야 한다"라며 "한국은 이미 압도적인 디지털 수용률을 자랑하고 있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프레임만 잘 설계하면 디지털 질서를 수출하는 디지털 G2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희창 포필러스 프로덕트 리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프라를,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해외 스테이블코인 활용 사례를 발표 주제로 삼았다.

강희창 리드는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성은 담보돼있기 때문에 필요성은 당연하고 어떻게 발행할지가 문제라면서 "해외 사례를 참고했을 때, 일본이나 유럽연합(EU)은 제약이 많아 발행과 활용이 더딘 편이므로, 홍콩이나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라며 "또한, 담보 자산에 대한 유연성과 발행 주체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자본시장 중심의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복진솔 리드는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발행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활용처를 다양하게 확보해 사용자의 채택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다양한 활용처는 통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은행예금 중심보다 자본시장 중심의 방식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발행 제언' 발표를 맡은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먼저 도입하는 쪽이 현재 테더(USDT)나 서클(USDC)이 누리고 있는 선점 효과를 가져갈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효봉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은 지급과 투자를 겸비하고 있다는 특성 때문에 별도 입법이 필요하고, 당국도 스테이블코인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이 정한 지급 수단이 아니라는 태도기 때문에 새로운 틀에 담을 수 있다"라며"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선한 의도의 촘촘한 규제는 외국 시장이 국내를 패스하기 하게 만들 염려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의 회계 및 세무' 발제를 맡은 이재혁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회계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매력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활용에서 혁신을 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혁 회계사는 "기업이 참여해야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데 현재 구조는 기업이 접근하기 어렵게 돼 있다"라며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상에서 결제, 송금 등 디지털 통화로 인식되고 있으나, 회계기준에서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과 동일하게 무형자산으로 분류돼 현실과 괴리가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화 환산에 앞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외화라고 볼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는데, 미국회계기준(US GAAP)과 국제회계기준(IFRS)이 모두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통화로 보지 않는다"라며 "외화 환산은 원칙적으로 법화 간의 환산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경제적 실질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는 법인계좌 허용 전 외국통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핵심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좌장을 맡은 이종섭 교수와 패널은 △스테이블코인 설계의 핵심과 국내 생태계 구성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활용의 균형적인 추구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등을 주제로 물음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김용구 해시드오픈리서치 CSO가 폐회사를 맡으며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김용구 CSO는 "한국이 디지털 사회에서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여부는 몰입과 집중, 리더십에 달렸다"라며 "오늘 '디지털 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세미나로 다양한 사람이 뜻을 모았고, 이를 통해 혁신이 만들어지고 정책 리더십까지 더해진다면 충분히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