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통화 주권 핵심"…정치·학계 한목소리

민주당 경제성장위원회, 스테이블코인 정책 간담회 주관
안도걸 위원장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화폐 이상의 의미"
황세운 선임연구위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화폐를 넘어 통화 주권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원화 시대 개막'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심영주 기자) (사진=이투데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원화 시대 개막'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심영주 기자) (사진=이투데이)

27일 안도걸 경제성장위 수석부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개최된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및 디지털 자산 이용자 보호' 정책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경제성장위원회 등이 주관했다. 행사에는 안도걸 경제성장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김병욱 글로벌디지털금융분과 위원장, 문철우 경제성장위원회 금융혁신분과위원장,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및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안도걸 수석부위원장은 인사말을 전하며 "가상자산은 투자 대상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국민이 중요한 투자 상품으로 보고 있다"라며 "시장이 건전하고 안전한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게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하고 틀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당국 차원에서도 공감하며 여러 정책 공약을 만들어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같은 경우는 디지털 화폐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편의성 등 이점이 있어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선진국도 스테이블코인을 전략 자산으로서 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통화 주권이라는 측면에서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며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문철우 금융혁신위분과위원장은 "청년 투자자를 포함한 1000만 이용자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디지털 자산 사업은 향후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문제는 항상 핵심적인 화두로 정치권과 산업 참여자들의 고민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영사를 맡은 오세진 닥사 의장은 "닥사 회원사는 디지털 자산의 안전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국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최근 주요 정당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공약이 많이 나오는데, 선거용 공약이 아닌 실천이 담보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당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강형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이날 주제발표를 맡았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황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결제수단으로써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빠르고 저렴한 결제 수단이라는 장점이 주목받으면서 향후 디지털 경제에 있어 핵심적인 결제 수단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현재는 테더(USDT), 서클(USDC) 등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 현상이 지속하면 미국 달러 의존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라며 "국내 통화 정책의 유효성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므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신속히 도입해서 미래 경제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황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건 신용도가 높은 금융회사가 되겠지만, 시장의 잠재 성장력을 고려했을 때는 금융회사 이외의 영역에서도 소수의 발행자가 나올 수 있도록 허용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발행 주체가 누구든 지급 보증 또는 손실 보전 장치 마련, 시장 투명성 확보 등은 사용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중요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대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금융당국이 해당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법률에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라며 "궁극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자금 거래에 있어 빈번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외환 거래 규제 방향까지 고려해서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에 안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이 갖는 파급력에 공감하며 국내 통화 정책이나 외환 정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거대한 정책의 틀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깊이 검토하고 섬세하게 접근하겠다"라고 의견을 더했다.

이어, 강형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K-크립토 스탠다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교수는 비트코인 ETF를 금융 역사상 가장 성공한 상품의 예로 들며 "비트코인 같은 단일 자산 ETF는 있지만 가장 중요한 가상자산 인덱스 ETF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K-크립토 스탠다드 사업의 일환으로 인덱스 사업을 추진해 관련 ETF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트레이딩하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전략을 예시로 들어 K-크립토 사업에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컴퓨터에 설치된 운영체제 같은 개념으로, 다들 쓰니까 나도 쓰는 일종의 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라며 "우리나라는 이미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전략을 활용해 성공한 경험이 있으므로 이를 스테이블코인에 이식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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